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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뮤지컬>, 뮤지컬 없는 뮤지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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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뮤지컬> 1회 금 SBS 오후 9시 55분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어떤 일이든 하는 씩씩한 의대생과, 그의 재능을 발견해주는 뮤지컬 음악감독이자 작곡가, 그리고 뮤지컬계의 디바와 뮤지컬을 돈으로 생각하는 제작사 대표. <더 뮤지컬>이 ‘뮤지컬’이라는 틀 안에서 만든 인물들의 캐릭터는 전형적이다. 물론 전형적인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 전형성 안에서 무엇을 끌어내느냐에 따라 드라마는 기초가 탄탄한 장르물이 될 수도 있고, 늘 봐오던 진부한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1회만 보았을 때 <더 뮤지컬>은 후자다. 고은비(구혜선)가 오직 뮤지컬에 대한 열정만으로 뛰어들어 도전했던 1년을 ‘1년 후’라는 자막으로 처리했을 정도로, 이 작품은 은비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불편할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인 사기꾼 선생님 사복자(박경림)를 믿는 어리숙함은 차치하더라도, 이후 에피소드들을 이야기 없이 세일러문 코스프레와 같이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만 사용한 것은 안일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에는 ‘뮤지컬’이 없다. 1화에서 ‘뮤지컬’ 무대라고 부를 만 한 장면은, 여주인공의 낯간지러운 상상과 잠깐의 무대 장면으로만 등장했다. 그렇다면 결국 모든 인물들을 묶어낼 하나의 키워드가 될 ‘뮤지컬’은 인물들 안에서 나름의 의미로 남아있어야 할 텐데, 이마저 전형적이다. 작곡가 홍재이(최다니엘)는 뮤지컬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잃은 상태이고, 뮤지컬을 대표하는 디바 배강희(옥주현)는 자기중심적이며, 투자자 유진(박기웅)에게 뮤지컬은 숫자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은비를 비롯해 이 드라마 속에서 뮤지컬을 사랑하는 인물들은 실력은 없고 열정만 있다. 유명 뮤지컬 넘버 몇 곡만 반복하면서, 마치 노래가 뮤지컬의 전부인 양 묘사되는 장면은 <더 뮤지컬>이라는 드라마가 한 장르의 이름을 제목으로 삼을 만한 수준의 이야기를 담기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의 절실함이 그저 디바의 노래 솜씨를 뽐내기 위한 도구가 되는 순간, 거기에 ‘지금 이 순간’의 뮤지컬은 없다. 뮤지컬 없는 뮤지컬 드라마는 그 무엇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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