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1990년대 이전까지 ‘자유중국’으로 불렸던 대만은 한국과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오랜 인연을 가진 나라다. 하지만 비행기로 두어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만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만이 화제에 오를 뿐 대만을 언급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 '태권도 사건' 반한감정 고조…제품 불매까지 = 지난해 대만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있었던 양수쥔(楊淑君) 선수의 '태권도 실격 사건'으로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다. 반한(反韓) 감정을 고조시켜 조직적인 한국 상품 불매 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민호 대만 코트라 KBC센터장은 이에 대해 "지난 1992년도 한국과 단교한 이후 그동안 쌓여 왔던 한국에 대한 섭섭한 감정과 부정적 인식들이 이번에 폭발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대만 대형 유통매장에서 팔리던 라면 등 한국 제품들이 몇 주간 진열대에서 자취를 감췄으며 대만인들로 들끓던 한국 식당의 자리가 텅텅 비기도 했다.

교민 유학은(41) 씨는 "대만인들의 반한 감정이 고조돼 거리에서는 한국말을 절대 쓰지 않았고 식당에서는 목소리를 낮춰 얘기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 대만의 '한국 때리기' 속내는? =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LCD 사건과 관련해 대만 정부까지 나서 이를 성토하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대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만인 10명 중 6명이 한국에 대한 인상이 나빠졌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대만의 '한국 때리기'는 한국과 대만의 경제 구조가 비슷하다는 데 그 속내가 있다. 대만의 산업은 반도체 LCD, 화학, 철강, 최근에 태양광 신사업분야까지 한국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만 정부와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한국 대기업의 브랜드에 밀려 생존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들로 가득 차 있다. 이에 모든 정책의 초점을 한국과의 수출경쟁력에서 이기는 쪽으로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05년 한국에 1인당 GDP를 추월당하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우월감이 최근에는 패배감으로까지 바뀌면서 감정이 더욱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 '한류', 대만 젊은이에게 폭발적 인기 = 현지에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아직까지 별다른 불이익의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한국 교민들이 운영하는 상점이나 식당의 경우 매출이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대만 젊은이들에게 한류는 여전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한해 대만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가 100편이 넘을 정도. 특히 겨울연가에 이어 본격적인 한류 열풍을 불어 일으켰던 대장금은 2004년 방영 이후 현재까지 매년 한 차례씩 TV 전파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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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대만의 혐한류 분위기에도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2PM, FT아일랜드 등의 한국 인기그룹들은 지난해에만 100억원을 벌어갔다고 한 대만 언론이 보도하기도 했다.


이 센터장은 "반한감정과 경쟁의식에 대한 희석 및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한류 열풍 확산은 물론, 전략적인 협력모델을 통해 대만과 상호 의존성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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