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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버스데이', 껍데기만 남은 출산장려 버라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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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버스데이 [사진=KBS]

해피버스데이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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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황용희 연예패트롤] KBS 2TV '해피버스데이'가 출산장려 버라이어티라는 본래의 정체성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당초 '해피버스데이'는 KBS가 ‘가장 공영방송다운 예능’을 지향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예능프로그램. 버라이어티쇼라는 예능 형식 아래 '출산을 앞두고 있는 예비 부모에게는 설렘과 기쁨을,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가임 부부들에게는 희망을' 준다는 기획의도를 품었던 것만 봐도 지향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라는 본래의 기획 의도와는 다소 동떨어진 코너들이 슬그머니 등장했다. 이제 '해피버스데이'에 남은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 코너는 방금 출산한 산모를 찾아 선물을 전달하거나 정부의 출산 장려 대책을 소개하는 것이 전부다.

대신 어느 순간부터 '해피버스데이'는 '행복한 가정을 위해~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이해하는 시간!'이란 테마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스리슬쩍 ‘남성의식 개선 프로젝트’란 타이틀도 끼워넣었다.

그래서인지 '해피버스데이'는 육아나 출산에 대한 논의는 실종된 채, 남자와 여자의 행동심리적 차이에 대한 출연진 사이의 토론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흡사 '남녀탐구생활'의 토크쇼 버전을 보는 듯하다.
물론 부부가 서로를 잘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것이 출산장려에 기여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의 가장 큰 이유가 경제적 문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출산 장려라는 근본적 목표에 다가가지 못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형식에도 문제가 있다. 남성 패널은 '환자'로, 여성 패널은 '클리닉'으로 표현된 것에 대해 몇몇 시청자는 "남자만 여자를 이해못하는 환자인가", "지나치게 여성 편파적"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불어 '처방'이란 이름 아래 여성에 대한 이해만을 강요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며, 개인적 성향과 여성성을 혼동하는 여성 패널들의 태도 역시 오히려 '된장녀'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여성상에 대한 반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처럼 프로의 지향점이 바뀐 것은
이같은 편법이 먹혀서일까? 이 프로그램의 8일 시청률은 7.6%(AGB닐슨리서치)로 지난 1일의 6.5%에 비해 1.1%포인트가 뛰었다.

하지만 공영방송 KBS가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도 시청률의 볼모가 돼 본래의 정체성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일부 뜻있는 방송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앞으로 '해피버스데이'는 리포멧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출산 장려 버라이어티라는 본래의 성격을 되찾으면서도, 균형있는 시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재탄생하던지 그렇지 않다면 굳이 '해피버스데이'라는 제목을 내려야 할 것 같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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