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중국산 '짝퉁' 휴대폰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인도 정부가 이번에는 안보 상의 문제를 이유로 중국산 통신장비의 수입을 막고 나섰다. 이머징 두 경제대국 간의 신경전이 날로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통신부는 이번 주 총리실로 보내는 서신에서 "안보 문제 때문에 중국 업체들로부터 통신장비를 조달하겠다는 통신업체들의 제안은 거부한다"고 적시했다.

여기서 '안보 문제'는 중국이 수출용 통신장비에 도청을 비롯한 스파이 장치를 부착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를 우려한 통신부가 중국산 통신 장비 수입을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인도는 비슷한 맥락에서 지난해 여름 고유 식별번호가 없는 중국산 휴대폰 단말기 수입을 전면 금지한 적이 있다. 중국산 '짝퉁' 휴대폰은 사용자 위치 추적을 불가능하게 해 테러 등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범죄에 약용될 수 있다는 것이 인도 정부의 주장이다.

안보를 이유로 한 통신 장비 수입 제한 조치는 원래 중국 및 파키스탄과의 영토 분쟁 지역에서만 이뤄져 왔지만 최근 인도 정부는 그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통신부는 통신업체에 해외 통신장비 조달 계획을 모두 제출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당시 통신부는 중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중국산 통신장비에 규제가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인도 안보 당국은 중국산 통신 장비 수입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재 인도와 중국 정부 측은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중국 2위 통신장비 업체 ZTE는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다.


ZTE 측은 "이는 명백히 정상적인 무역 활동의 범주에서 벗어나지만 정치적인 요소와 관련이 있다"며 "우리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의 통신장비 수입 제한 조치는 중국 뿐 아니라 인도 내부에서도 반발을 불러일으킨다고 FT는 지적했다. 매달 2000만명의 고객이 신규로 유치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모바일 시장을 지탱하기 위해선 중국산 통신 장비의 물량 공세가 필요하다는 것.


중국과 인도 간의 무역에서 중국의 무역 수지 흑자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 인도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작년 기준으로 중국의 인도 무역 흑자 규모는 160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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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도 모바일 업계는 중국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다. 글로벌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 테크놀로지스의 2008년 매출 가운데 인도 비중이 11%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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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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