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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어머니' 김해숙 VS '배우' 김해숙(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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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용희 릴렉스토크] 탤런트 김해숙처럼 요즘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연기자가 또 있을까? 쉰을 넘어선 나이에도 그의 연기 열정은 끝이 없다.

주말과 휴일 밤에는 '김수현 드라마' SBS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21세기형 어머니'로 등장, 안방극장에 화제를 뿌리고, 영화 '친정엄마'에서는 무식하고 촌스럽지만 그래도 자식만을 사랑하는 친정어머니 역할을 이슈에 중심에 서고 있다.
최근에는 예능프로그램인 KBS2 '승승장구'에까지 출연, 색다른 화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가 국내 대중문화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실로 대단하다.
중견 연기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고 싶지만 결코 맡겨지지 않는 '어머니' 역할을 거침없이 소화해 내며 '국민연기자'로 한발짝 다가 가고 있다.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어머니를 연기하기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숭고한 이미지인 동시에 가장 편안한 동경의 대상이 바로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생각이 가장 극명하게 표출된 것이 최근 '국민어머니 흡연논란'이었다. KBS2 '승승장구'에서 연기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담배를 시작했다는 그의 말이 많은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된 것.
물론 연기력 향상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과연 어머니란 존재가 '흡연을 해도 되는가'에 관심이 집중된 것. 그만큼 어머니에 대한 사회의 시각은 '숭고함' '편안함' 등 각별한 존재인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김해숙은 '국민어머니'로 활동하기엔 최고의 조건을 갖고 있다.

아주 편안하고 넉넉함 속에 어머니로서의 강인함이 존재하고, 도시여성으로서의 열정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에 대한 열정은 요즘 젊은이들 못지 않다. 그러면서도 공익적인 느낌마저 드는 것이 바로 김해숙인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KBS가 예능프로그램인 '승승장구'를 국민애도기간중에 방영하면서 그 이유로 '김해숙이기 때문에 '승승장구'가 예능프로지만 방영 또한 가능했다'고 말한 것. 그만큼 그가 우리 국민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어머니'요, '공익스런 연기자'인 것이다.


◆연기자 김해숙은?
그가 연기자로 첫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1974년이었다. MBC 공채 탤런트 7기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것. 원래는 성악가나 피아노 연주자가 되고 싶었다. 배우가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성악가나 될 것이란 꿈도 꿨다. 하지만 어머니가 반대해 공부로 유턴했다.

하지만 공부는 그에게 맞지 않은 '거추장스러움'이었다. 두번에 걸친 대학입시는 그에게 '실패'라는 멍에만을 안기고 그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리고 약간의 방황 후에 찾아온 MBC 공채시험. 그는 수많은 지원자를 제치고 당당히 7기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전속 2년동안 죽어라 연기공부만을 한 후 마침내 '연기자 김해숙'으로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올해로 데뷔 35년. 무수히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엄마 이외의 모습은 대중들에게 그리 많이 기억되지 않고 있다. '가을동화' '부모님 전상서' '장밋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 '하얀 거짓말''외과의사 봉달히' '미우나 고우나' '조강지처 클럽', '카인과 아벨', '잘했군 잘했어' 등에서 다양한 어머니 역할을 연기하면서 그는 대중들과 친숙해 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송혜교, 최지우, 한효주, 원빈, 송승헌, 김래원 까지 웬만한 톱스타들은 모두 그와 함께 하며 연기를 다졌다. 최근 '승승장구'에 출연 화제가 됐던 신은경에게는 '시어머니'였다.

그리곤 2005년 K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 '연기자 김해숙'으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대중성을 갖춰야만 진출이 가능한 스크린에서 또 다른 도전을 알렸다. '우리 형' '해바라기' '무방비 도시' 등의 작품에서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어머니로, 또 '박쥐' '경축 우리사랑' 등에서는 또 다른 색깔의 어머니를 연기하며 '팔색조'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게 했다.


◆영화 '친정엄마'의 김해숙
그리고 마침내 이번 영화 '친정엄마'를 통해 그는 최고의 어머니상으로 거듭났다. 대본상 이름도 없는 시골 촌부 역할을 이처럼 편안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이번 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어머니를 연기하기 위해서 사투리가 중요했고, 이를 위해 전북 고창에서 일주일간 머물며 현지 어머니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너무 힘들었어요. 특히 극 중 딸 지숙(박진희 분)의 비밀을 알게 된 후로 과연 어떤 연기를 펼칠 수 있을까 너무나 많은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그는 해냈다. 엄마가 불치병의 딸이 서울로 올라갈 때 그 기차를 쫓아가며 울부짓는 장면은 모성 연기의 극단을 보여준 명장면이었다. 당시 그는 머리가 서고 온몸이 경련이 일었고, 촬영후엔 30분간 몸을 가눌 길이 없을 정도로 힘이 들었다.

"영화 완성 후 그 장면을 보고 저도 놀랐어요. '저 연기를 정말 내가 했나?' 싶을 정도로 좋았고, 또 힘들었죠." 영화후 평단과 많은 영화팬들은 배우 김해숙의 노련함에 모두들 혀를 내둘렀다.

최근에는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출연, 또 다른 어머니상을 선보이이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계속되는 엄마 역에 솔직히 회의가 들었던 것.
"솔직히 다른 역할도 해보고 싶었죠. 매번 같은 역에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나에게 다가온 것이 영화 '무방비도시'였어요. 소매치기 엄마로 열연하며 이 세상에는 내가 생각지 못한 무수히 많은 엄마가 있구나하고 깨달았죠. 역할을 바꿔서 하기보다는 그 역할에서 변화를 가져보자고 생각했죠"

또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 출연하면서 또 다른 연기영역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할일도 너무나 많다는 것을 느꼈다. 프랑스 칸에서의 경험은 그에겐 천금을 주고도 살수 없는 것들이었다. 배우로서 힘도 느껴졌고, '배우'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손색이 없음도 느껴졌다.


◆'국민연기자' 김해숙. 이제는…
이후 그는 다양한 색깔의 어머니상을 선보이며 오늘날 최고의 어머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실 '국민 엄마' 타이틀이 붙은 배우는 김혜자, 고두심 등 몇 안된다. 하지만 김해숙 만큼 다양한 색깔의 어머니상을 구현한 배우도 없다.

하지만 어머니로 끝나기엔 그에게 너무나 아쉬운 것들이 많다. 그래서 '21세기 형 국민엄마'에서 한발 더 나아가 후배들이 만들어 갈수 있는 또 다른 여백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모정처럼 깊고 아름다운 사랑은 없어요.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배우에겐 너무나 힘든 작업들입니다. 똑같은 엄마 역할이라도 새로운 어머니상을 표현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도 고통스러워요."

김해숙.
그의 끝없는 연기변신과 또 다른 어머니로의 도전은 이 시대 우리 어머니들의 삶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진정한 '국민어머니'로 자리 매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끊이질 않는다. 그는 오늘도 다짐한다. '진정한 국민연기자'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받기 위해 오늘도 뛰고 또 뛸 것이라고….


황용희 기자 hee21@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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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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