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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지치지 않는 성장욕구 세계를 품는 ‘007 현장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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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자이저 STX 〈상〉
“기회 있다면 사막도 간다”
강덕수 회장 거침없는 행보
출범 8년여만에 재계 12위
내년 阿·남미 등 해외집중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STX의 성장세가 거침이 없다. 내년 그룹 창립 10년째를 맞는 STX의 성공사례는 최근 국내 기업 역사를 놓고 볼 때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처음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적극적인 시장 개척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한 STX는 내년에는 중공업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신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STX의 도전사를 통해 한국 기업이 어떠한 성장 전략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지 알아보기로 한다.
'비도불행(非道不行).'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효경(孝經)에 나오는 이 문구는 강덕수 STX 회장이 마음에 두고 늘 되새기는 말이다.

이를 반대로 이야기 하면 강 회장의 눈은 늘 새로운 '길'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2000년 쌍용그룹에서 퇴출된 쌍용중공업을 인수할 당시 그의 나이는 50을 바라보고 있었다. 쌍용중공업은 강 회장이 직장이었지만 은퇴를 바라볼 나이에 회사를 인수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일 수 밖에 없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수를 결정한 그의 눈에 쌍용중공업은 미래가치가 충분했고, 분명 길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그리고 쌍용중공업은 STX엔진으로 개명해 STX그룹 출범의 밑바탕이 됐고, STX그룹은 출범 8년여 만에 국내 재계 12위권의 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

1950년생인 강 회장은 내년이면 회갑을 맞는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너무나도 많다.

올 들어 강 회장은 중공업에 이어 건설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큰 성과를 올렸다.


STX는 이달 초 가나에서 국내 민간 기업이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주택사업으로는 사상 최대인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주택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한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괌 근로자주택사업'을 2억달러(2300억원)에 따냈다.

그룹 차원에서 지난 2년 전부터 아프리카에 태스크포스를 파견해 사업기회를 찾던중 지난 10월 가나를 방문한 강 회장이 현지 정부 관계자로부터 주택 건설사업을 시급히 원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적극적으로 협의를 벌인 결과가 소기의 성과를 이룬 것이다.

특히 12월에만 아프리카에 이어 폴란드(풍력발전단지개발), 노르웨이(해양작업지원선), 남아공(주파수공용통신시스템) 등에서 수주 또는 수출하는 등 글로벌 사업이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기회가 있다면 사막이라도 간다"는 강 회장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국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기회를 찾아다니고 있다.

이러다 보니 강 회장의 출장 날짜와 장소는 예고 없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이를 '007 경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그를 수행하는 직원들은 언제라도 떠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하다. 대표적인 직원들의 업무 중 하나가 손목시계 시간을 맞추는 것이다. 미리 시간을 맞춰 두지 않으면 현지 VIP와의 약속이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원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강 회장은 궁금한 일이 생기면 자신이 직접 담당임원에게 전화를 건다. 낮이고 밤이고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라도 강 회장의 전화가 울리면 무조건 받아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에 갈 때에도 휴대전화를 들고 다녀야 한다. 또한 통화중에는 강 회장의 질문에 정확한 답이 나와야 한다. "알아보고 보고드리겠다"라던지, "고민중"이라고 답을 하면 바로 불호령이 떨어진단다. 일분 일초후 사업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든 임직원들이 업무에 대해 가장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게 강 회장의 생각이라고 한다.

강 회장이 내년 중점을 두는 지역은 아프리카와 남미다. 아프리카의 경우 주택 건설에 이어 가나 천연자원 개발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나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해 주변 아프리카 대륙 국가로 사업 기회를 넓혀나간다는 것이다.

남미의 경우 세계 1위 철광석 업체인 브라질 발레와 철광석 장기운송계약 및 세계 최초의 40만t급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VLOC)을 수주한 바 있어 브라질을 발판으로 세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그의 구상이 실현되면 STX는 한국과 중국, 유럽, 아프리카, 남미를 하나의 벨트로 연결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모두가 어려웠다는 2009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강 회장은 "불황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그걸 이겨낼 방안만 보고하라"며 임직원들에게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라고 주문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는 "기업이 불안하고 외부환경이 불안할수록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해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며 글로벌 경영은 중단 없이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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