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이천=고경석 기자]푸른 잔디 위를 가득 메운 땀과 함성의 축제,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 3일간의 여정을 성공리에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이자 세 번째 공연일인 26일 오후 9시 30분 2만여명의 록 팬들은 영국 밴드 오아시스의 공연을 보기 위해 경기도 이천시 지산리조트에 마련된 '빅탑스테이지'를 가득 메웠다.

◆ 2만여 관객과 하나가 된 오아시스


이미 4개월 전 내한공연을 치렀던 이들은 '오아시스'를 연호하는 팬들의 환호 속에 등장해 데뷔앨범 수록곡 '로큰롤 스타(Rock 'N' Roll Star)'로 순식간에 공연장을 거대한 야외 노래방으로 만들었다.

오아시스는 새 앨범 수록곡인 '더 쇼크 오브 라이트닝(The Shock of Lightning)'을 비롯해 대표곡 '원더월(Wonderwall)'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 '수퍼소닉(Supersonic)' 그리고 피날레를 장식한 비틀즈 리메이크 '아이 앰 더 월러스(I Am the Walrus)'로 100분간 팬들을 열광케 했다.


메인 스테이지인 빅탑스테이지에서 오후 11시 10분 공연이 끝난 뒤에는 불꽃놀이가 펼쳐져 귀가길을 재촉하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날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은 호주에서 건너온 록 밴드 제트(Jet)였다. 광고 배경음악으로도 유명한 이들의 대표곡 '아 유 고너 비 마이 걸?(Are You Gonna Be My Girl?)'이 흘러나올 때부터 객석 중앙에는 원형을 만들어 관객끼리 몸을 부딪히며 즐기는 슬램과 기차놀이 등이 펼쳐졌다. 관객들이 떠밀리는 과정에서 일부 찰과상을 입은 사람도 있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날 공연 중 가장 인상적인 무대는 뉴욕 펑크록의 대모이자 미국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뮤지션 중 한 명인 패티 스미스의 연주였다. U2가 리메이크하기도 한 '댄싱 베어풋(Dancing Barefoot)'로 시작한 그는 '비코스 더 나이트(Because the Night)' '글로리아(Gloria)' '피플 해브 더 파워(People Have the Power)', 지미 헨드릭스 커버곡 '아 유 익스피어리언스트?(Are You Experienced?)' 등을 연주하며 예순둘의 나이를 의심케 했다.


특히 한때 스미스의 연인이기도 했던 뉴욕 펑크록 밴드 텔레비전의 기타리스트 톰 벌레인은 신들린 즉흥 연주를 통해 젊은 뮤지션들이 보여줄 수 없는 장인의 기량을 유감없이 펼쳐보였다.



◆ 위저-스타세일러에서 크라잉넛-델리스파이스까지


초록의 자연 속에서 펼쳐진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은 24일 정오에 인디밴드 아침의 공연으로 시작해 국내 유명 밴드 크래쉬, 크라잉넛, 레이니선과 지미잇월드, 폴아웃보이 그리고 양쪽 스테이지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스타세일러와 위저의 공연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축구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던 위저는 YB(윤도현밴드)의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른다거나 서툰 우리말로 "끝내줘요" "참 잘했습니다" "부르면 달려올게요" "(순서를 잘못 외운 듯)하나 둘 넷 셋' 등을 외쳐 팬들을 즐겁게 했다.


영화 '올드보이' 삽입곡 '브링 마이 러브(Bring My Love)'와 CF 배경음악 '포 투 더 플로어(4 to the Floor)' 등으로 유명한 영국 밴드 스타세일러는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팬들과 만나 밴드와 관객이 하나가 돼 80분간의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국내 밴드들의 열정적인 공연도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특히 첫날 무대에 오른 크래쉬는 육중하고 거친 스래시메탈 밴드답게 객석의 슬램을 유도해 대낮부터 공연장을 광란의 도가니로 만들었고, 크라잉넛은 '말달리자' '다죽자' '룩셈부르크' '밤이 깊었네' 등의 히트곡을 연달아 부르며 지산의 밤을 뜨거운 열정으로 달궜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지난달 25일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을 추모하는 연주가 종종 눈에 띄기도 했다. 위저는 잭슨의 1987년작 '배드(Bad)'에 수록된 '더 웨이 유 메이크 미 필(The Way You Make Me Feel)'을 잠시 연주했고, 델리 스파이스는 '비트 잇(Beat It)'과 '블랙 오어 화이트(Black or White)'의 메들리를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 성공적인 첫 번째 축제 그리고 남은 숙제


올해 처음 열린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은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총 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비교적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공동 주최사의 결별로 인해 펜타포트록페스티벌과 지산밸리록페스티벌로 양분된 데다 두 행사가 같은 일정에 진행돼 일부 록 팬들의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헤드라이너인 데프톤스 외에 주로 국내 뮤지션들로 라인업을 채운 펜타포트록페스티벌과 달리 해외 뮤지션들에 중점을 둔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은 공연 자체로만 봤을 때는 관객들로부터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일본 후지록페스티벌과 제휴해 해외의 정상급 밴드들을 섭외한 데다 초록 잔디와 사방을 둘러싼 산림 등의 쾌적한 자연환경으로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안전요원들의 적절한 대처로 큰 사고 없이 끝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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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교통과 숙박의 불편함은 페스티벌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할 사항이다. "록 음악을 즐기는 인구가 많지도 않은 이 나라에서 같은 시기에 록페스티벌이 두 개나 열리는 건 난센스"라는 한 관객의 불만 또한 곱씹어봐야 할 문제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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