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형진, 홍상수 감독과 첫 호흡 "가장 쉽고도 어려운 일"

[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출연한 배우 공형진이 홍상수 감독과의 첫 인연에 대해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27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그동안 홍 감독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며 "그동안 찍은 영화 중 제일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영화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극중 김태우의 후배 부상용 역을 맡은 공형진은 "홍감독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지만 김승우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어 출연하게 됐다. 아침에 현장 나가서 대본 받는 기분은 마치 학생이 시험 날 교과서를 처음 받는 느낌과 같았다"며 홍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홍 감독에 대해 "영화적 판타지는 없었다. '솔직 담백하게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잘 연출하는구나' 생각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시스템을 경험한 것 같다. '뭔가 생각하게 하는 구나'라고 느꼈다. 다른 배우들도 홍 감독과 한 번 함께 작업하는 경험을 가져 보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형진은 또 술에 대한 에프소드도 털어놨다. 그는 "나는 술을 놀기 위해 마신다. 일하려고 술을 마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술 좀 그만 먹으면 안 되느냐'고 한 적도 있다. 장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더 마셔야 된 적도 있다"고 술회했다.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김태우에 대해서는 "김태우는 개인적으로 학교 후배인데 현장에서 많은 노하우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또 "원래 내 아내 역이 정유미가 아니라 엄지원이었다. 나중에 바뀌었는데 적절했다고 본다"며 캐스팅에 대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홍 감독의 아홉번째 장편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예술영화 감독 구경남의 제천과 제주에서 벌어지는 비슷하지만 알고 보면 다른 면이 많은 두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 200만이 보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예술영화 감독 구경남(김태우 분)과 함께 떠나는 제천과 제주에서의 여행기로, 새로운 인물들과의 끊임없는 만남 속에서 벌어지는 각각의 이야기들을 억지로 꾸미지 않은 진정성과 웃음으로 풀어내고 있다.

고현정은 구경남이 제주도에서 만난 선배 화백의 아내이자 짝사랑했던 후배 고순 역을, 엄지원은 깐깐하고 새침한 영화제 프로그래머 공현희 역을 맡았다.

한펴느 홍 감독의 차기작인 것 외에도 고현정 김태우, 엄지원, 하정우, 정유미, 공형진, 유준상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오는 5월 13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이로써 홍 감독은 ‘강원도의 힘’ ‘오! 수정’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에 이어 다섯 번째 칸영화제 진출이 확정됐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5월 14일 개봉한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