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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칼럼] 돌아오는 '정치 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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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여야는 이제까지 미디어 관련법안 등 소위 개혁 법안을 놓고 입법전쟁을 벌이더니 이번에는 돌아오는 '거물'들을 둘러싸고 당내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정치권을 떠났던 여야의 정치인들이 일제히 동면에서 깨어나듯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8개월여의 미국생활을 접고 재선거가 치러지는 전주 덕진에 출마하겠다며 지난 22일 귀국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미국으로 떠났던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도 이달 내 귀국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국내에 들어올 날을 택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선언을 하고 당 대표직을 물러난 뒤 조용한 행보를 하고 있는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의 정치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지난달 연구재단을 발족한데 이어 최근에는 여의도에 사무실도 열었다. 총선에서 실패한 뒤 춘천에 칩거중인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도 수원 장안구에 극비리 터전을 마련한다는 소문이다. 지역 국회의원이 2심에서까지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량을 선고받자 오는 10월 재보선을 겨냥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논란의 핵심은 정동영 전 장관이다. 그가 정치를 시작했던 전주에서 출마하겠다는 것을 놓고 말들이 많다. 정 전 장관은 출마를 선언하며 릲나는 정치인이고, 정치인은 정치 현장에 국민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게 내가 도달한 결론이었다릳면서 릲실패에서 교훈을 얻으며, 국민들께 위로와 희망을 드리기 위해 다시 정치현장으로 돌아가겠다릳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공천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세균 대표와 정 전 장관이 어제 3시간 넘게 회동을 가졌으나 갈등을 해소하지 못했다.

 

정치평론가들은 정 전 장관의 귀환이 공천을 둘러 싼 갈등으로만 비치는데 대해 단순히 재보선의 공천다툼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여러 차례 정치현장을 떠났다 돌아왔다. 당시 국가는 힘들었고 야당은 무력했다. 지금 상황과 비교해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넘도록 리더십 부재와 정책의 시행착오로 허덕이고 마이너스 경제 성장, 실업률 급증 등 구호뿐인 경제살리기로 민심을 끌어안지 못하는데도 민주당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 지지율은 1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심지어는 '불임정당'이라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반MB'만을 외치는 옛날식 형태보다는 새로운 자극과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정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 6년째 원외에 머무르는 것은 최근 두 차례의 총선에서 당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선 후보였다곤 하나 더 이상 야당의 원외인사로서 한계와 초조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정치 상황이 그가 돌아올 수 있는 공간과 향후 해야 할 역할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굳이 재보선이 아니더라도 현재 야당의 존재감과 정치구도가 떠나 있는 정치인들의 귀환을 부추기는 면이 없지 않다.

 

사실상 '정치적 유배'를 떠났던 이명박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자 한나라당 친이계의 좌장격인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도 한나라당이나 현재의 집권구도에서 자신이 설 자리가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 전 의원이 돌아오면 친이계 주류의 권력판도에 변화가 오고 친박계와 계파 경쟁을 가열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보고 있다. 한 차례 격랑이 예상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치 현장을 떠났던 거물 정치인들의 귀환을 굳이 막을 일은 아니다. 각 당의 당권파들이 기득권을 내세워 그들을 배척한다면 이 또한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다. 역사는 변화 속에서 새로운 진화를 한다. 현재의 정치구도에 안주하고 진정성 없는 싸움을 벌인다면 모두에게 실패뿐이 없다. 그들의 경륜과 지혜를 함께 활용하고 나누려는 마음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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