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한 두 지표만 가지고 전체 시장 분석 논란
일본의 2위 증권사인 다이와 증권이 지난해 '베트남 부도설'에 이어 또다시 터무니없는 분석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증권가에 따르면, 다이와 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현 수준에서 아시아 지수는 30% 정도 하락해 전 저점 아래로 2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불안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디폴트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데다 주당순이익(EPS) 추정치의 지속적인 하락세와 악화되는 기업실적 등을 볼 때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은 일제히 '터무니 없는 분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이와증권에서 내놓고 있는 주된 근거가 기업의 수익악화인데 전세계 기업들의 수익이 일제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수익만으로 지수를 전망한다는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여러가지 경제지표나 흐름을 볼 때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보다는 아시아 시장의 상황이 더 낫다는 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미국 증시는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날 코스피 지수가 3.3% 급등한 것을 비롯해 중국 증시가 장 중 5% 이상 올라서는 등 일제히 반등한 것만 보더라도 선진증시에 비해 견조한 것을 알 수 있다.
임동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이와 증권의 논조는 이미 주식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며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미만인 현 상황에서는 수익과 상관없이 지수가 오를 수 있고, 실제로 현재 국내증시는 하락기조가 마무리되며 추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와증권은 지난해 5월에도 '베트남 부도설'과 관련된 리포트를 내놓으며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시 다이와증권이 리포트의 주된 근거로 삼았던 것은 무역적자와 인플레이션.
다이와증권은 당시 리포트에서 "(2008년) 4월 물가상승률이 전년대비 21.4% 치솟고 최근 12개월간 무역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0%에 달하는 210억달러에 이르는 것은 베트남 경제의 심각성을 잘 말해준다"며 "베트남은 소량이지만 원유 수출국인 만큼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철강, 비료, 곡물류, 쇠고기 등의 수출이 폭증하면서 경상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경기과열 신호"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수개월 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로 들어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약 1년이 지난 현재 상황에서 '부도설'은 현실화되지 않았고 베트남의 경기상황은 지난해 대비 크게 개선돼 IMF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다.
이에 국내 증권가에서는 당시 리포트의 시각이 너무 편중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인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역적자와 인플레이션만 가지고 판단한다면 좋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외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GDP 대비 총 부채비율 등을 고려한다면 그리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2007년 말 기준으로 볼 때 베트남의 GDP 대비 총 부채비율은 31% 수준. 이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상당히 낮은 수준일 뿐더러, 영국의 경우 현재 48%에서 10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안정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외채원리금상환비율 역시 1.6%에 불과해 단기외채 지불불능에 따른 외환위기 가능성도 거의 없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결국 다이와증권은 좋지 않은 일부 지표만 가지고 전체 시장을 보려하니 제대로 된 분석이 나올 수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온갖 지표를 다 고려해도 단 며칠 후를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경기지표만으로 시장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한장짜리 베트남 부도설 리포트로 온갖 주목을 받았던 다이와증권이 또 한번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며 "좋지 않은 얘기를 내놓을 수록 시장의 관심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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