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시의 한 보고서에서도 서울의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20%를 넘어 섰고 이들은 서울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1인가구는 ‘화려한 싱글’로 불리는 ‘골드 미스?골드 미스터’그룹과 ‘우울한 싱글’로 분류되는 실업자(산업예비군)그룹, 이혼과 기러기아빠 등 가족해체에 따른 독신자 그룹, 고령의 실버세대그룹 등 크게 4개 유형으로 분류된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1인가구의 증가는 비록 우리 사회의 모습만은 아닙니다. 세계의 1인가구는 1996년 1억5350만명에서 2006년 2억260만명으로 늘어 전 세계 가구의 11.8%가 1인가구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북유럽의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한집 걸러 혼자 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1인가구가 45%를 넘고 있으며 프랑스도 3가구당 1가구가 독신가구이며 미국도 전체 가구의 27%에 이릅니다. 이혼 가정이 많아지고 자녀수가 적어지면서 일정한 나이가 되면 홀로 살아가는 노인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1인가구 중에는 자발적으로 나홀로 삶을 선택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흔히 말하는 ‘화려한 싱글’로 결혼을 미루고 있는 20~30대들과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 사는 장년층 등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고 직업도 안정된 사람들이 그 부류입니다. 자기 계발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독신들끼리 각종 동호인 활동을 하는 등 비교적 홀가분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도 몸이 아플 때나 강도나 화재 등 비상상황에서는 서로 연결된 연락망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등 대처하고 있답니다.
다시 서울시 조사 자료를 보면 1인가구 중 한달 소득이 100만원이 안 되는 가구가 45%에 이르고 전체의 76%가 200만원 미만에 그치는 등 경제적으로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자리를 잃든지 노동력에 손상이 오면 곧바로 빈곤층으로 편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60%가 1인가구인 것도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인가구의 증가는 일부 산업에도 변화를 가져 왔습니다. 먼저 주택시장에 1인용 오피스텔과 원룸형 아파트?빌라가 등장한 지 오래 전입니다. 그동안 중대형이 주를 이뤘던 아파트 시장에도 도심을 중심으로 소형이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 소형 가전제품이 다시 인기를 끌고 ‘1인 식탁’을 갖춘 식당도 늘어나며 셀프 빨래방과 대형 할인점에 미니코너가 생기는 등 소비 시장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인가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예측입니다. 통계청은 전체 인구는 2018년을 지나면서 감소하지만 1인가족의 증가로 가구 수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년 후인 2030년엔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단독이나 2인가구 등 1세대가구이며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도 2.4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래학자들도 곧 다가올 후기정보화사회는 1인중심의 사회가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인가구는 물론 1인 미디어가 생겨나고 1인 기업이 성장하는 등 사회 구조도 점차 바뀔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가구와 이혼가구에 대한 복지대책이 시급한데 복지예산은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사회보험과 같은 복지체계도 부부중심이나 가구중심에서 이제는 개인중심의 새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지금도 우리 사회의 변화는 진행 중입니다. 소외되고 있는 외로운 이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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