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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없던 대학 기념품, 디자이너가 히트상품 만들다

최종수정 2016.07.04 10:35 기사입력 2016.04.13 08:00

이대 전가원씨 작품 불티…폰 거치대·물통 양말 등 딴 대학서 벤치마킹

[아시아경제 금보령 수습기자]이화여대 기념품점은 청담동의 고급 편집숍을 떠올리게 한다.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민 매장 안은 할인행사 기간의 백화점처럼 손님들로 북적인다. 기념품점을 운영하는 이대 생활협동조합 사무실에는 마케팅 비법을 한 수 배우기 위해 여러 대학 관계자들이 줄을 잇는다. 취재차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도 마침 한 대학 관계자가 찾아왔다. 이대 기념품을 파는 온라인몰에는 타 대학 사이트들이 상호 링크를 하자고 러브콜을 보낸다. 현재 이대 생협 사이트에는 서울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온라인 기념품점이 링크돼 있다.
최근 이화여대에서는 학교점퍼를 입은 곰인형 기념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학교점퍼를 입은 곰인형이 인기다. 이 인형은 지난해 12월 출시돼 품절 사태까지 겪은 '귀한 몸'이다. 이쯤 되면 '#이대, #기념품, #성공적'이라는 태그를 붙일 만하다. 형광펜, 메모지 등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던 대학 기념품이 효자 상품으로 등극하기까지는 이대 생협의 남다른 마케팅 전략이 있었다. 우선 심도 깊은 사전조사를 통해 트렌드를 따라잡는다. 로즈골드 색상의 아이폰6S가 인기를 끌자 동일한 색상의 제품을 내놓는 식이다. 생협 직원들은 기념품 관련해 매주 회의를 연다. 이 회의에선 요즘 온라인에서 뜨는 상품부터 제품 디자인까지 다양한 얘기가 오간다. 학생들을 상대로 샘플 시안 중 더 나은 쪽에 스티커를 붙이는 인기투표를 할 때도 있다. 생협의 박경옥 전무이사는 "신촌, 이대 앞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조사하거나 납품업체의 조언을 듣는다. 또한 학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읽는 등 트렌드 파악에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이대 교화(敎花)인 배꽃 혹은 학교 이름이 프린트된 휴대용 물병이 기념품점에 진열돼 있다. 출시됐을 때 학생들이 줄을 서서 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 다른 인기상품인 휴대용 투명물병(일명 마이보틀)도 개인 물병을 들고 다니는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이대 교화(敎花)인 배꽃 혹은 학교 이름이 프린트된 이 물병은 입소문을 타며 학생들이 줄을 서서 살 정도였다. 휴대전화 거치대 ‘스마트그립’부터 휴대용 물병에 씌우는 ‘보틀 양말’ 등도 이런 식으로 탄생했다. 다양한 고객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품종 소규모' 생산 전략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의류, 액세서리 품목의 경우 아동용과 성인 여성·남성용을 모두 내놓는다. 지난해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기욤 패트리가 이대 티셔츠를 입고 나와 화제가 됐다. 여대에서 웬 남자 옷인가 할 수도 있겠지만 기념품점을 찾는 고객은 의외로 다양하다. 아버지 선물을 찾는 재학생, 학교 티셔츠를 입고 싶어 하는 외국인 교환학생, 자녀에게 입힐 아동복을 찾는 졸업생 등이다.
전가원 디자이너가 이대 기념품 디자인을 검토 중이다.

이대 기념품의 가장 큰 무기는 디테일을 더한 디자인이다. 모두 담당 디자이너의 손을 거친다. 필요할 땐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하기도 한다. 이 학교 조형대를 졸업하고 5년째 기념품 디자인을 맡고 있는 전가원 디자이너(30)는 "학교 다닐 때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걸 만들 때도 있다"며 "내놓은 기념품이 잘 나갈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대 기념품의 다음 공략 목표는 '반려동물'이다. 강아지 등 반려동물을 위한 기념품을 만드는 것이다. 해외 대학교에서는 이미 강아지옷 같은 기념품을 팔고 있고,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으니 관련 제품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한 학생이 이대 기념품 가방을 메고 있다.



금보령 수습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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