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제한, 바이오부터 옥죄는 까닭

규제강화 첫날, 11곳 금지
파미셀·씨젠 등 7곳 바이오株
최근 코로나 테마주로 엮여

실적보다 기대감에 거래집중
공매도 세력, 주가하락 부추겨
과열종목 지정에 환매수 기대

공매도 제한, 바이오부터 옥죄는 까닭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상장사 11곳이 2주일간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없게 됐다. 이들 가운데 파미셀, 디엔에이링크, 마크로젠, 씨젠, 앱클론, 엑세스바이오, 인트론바이오 등 7개 종목이 바이오 기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직 기업실적이 뚜렷하지 않지만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기업일수록 공매도의 사냥감이 되기 쉽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바이오 기업을 비롯한 공매도 과열종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만큼 이들 종목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11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거래소는 전날 주식시장 마감 후 파미셀 , 제이에스링크 , 마크로젠 , 씨젠 , 아이티센글로벌 , 앱클론 , 엑세스바이오 , 엘컴텍 , 오상자이엘 , 인트론바이오 , 제이에스티나 등 11개사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들 종목은 금융위원회가 같은 날 발표한 공매도 과열 종목 강화 제도의 첫 대상자로 낙점되면서 이날부터 10거래일(2주일)간 공매도 거래가 금지됐다. 이번 조치는 오는 6월9일까지 3개월간 시행된다.


금융위 발표 방안에는 당일 주가가 5%이상 하락한 코스피 종목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평소 대비 3배(현재는 6배) 이상 증가한 경우 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코스닥은 그 기준을 2배(현재는 5배)로 낮추는 등 과열종목 지정대상을 넓혔다. 당일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경우에는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배율이 코스피 2배, 코스닥 1.5배면 다음날부터 공매도가 금지된다.


새롭게 지정된 공매도 과열종목의 면면을 살펴보면 총11개 종목 가운데 64%인 7개 종목이 바이오 관련 종목인 점이 눈에 띈다. 이들 종목은 공매도 거래대금이 평소에 2~4배 수준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요건이 완화되면서 새로 지정된 경우다.

최근 코스닥 바이오주들은 이른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테마주'로 엮이면서 공매도 거래가 집중돼 왔다.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 2~9일 사이 공매도 거래량 상위 종목에는 씨젠(173만주), 에이비프로바이오 (123만주), 코미팜 (116만주) 등의 바이오 관련 종목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바이오주들이 공매도 과열종목에 많이 오르내리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11월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현황을 보면 △ 마크로젠 (2회) △ 바이넥스 (2회) △ 메지온 (2회) △ CMG제약 (2회) △ 하이퍼코퍼레이션 (2회) △ 텔콘RF제약 (2회) △씨젠 △ 모아라이프플러스 아이큐어 우정바이오 에스티큐브 JW신약 엔지켐생명과학 CG인바이츠 등이다. 총 73건 가운데 20건(27.4%)을 차지한다.


바이오 종목에서 공매도 거래가 활발한 데는 업종 특성에서 상당 부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들 기업들은 오랫동안 많은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실적은 그 이후다. 업종 특성상 임상실험 성공, 신약 개발 등 구체적인 결과를 내기까지 많은 시간 뿐 아니라 실질적인 펀더멘털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이다. 특히 주식 수나 거래 규모가 작아 공매도에 특히 취약한 약점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주들의 주가는 실적보다 기대감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공매도 세력이 이런 특성을 이용해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바이오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되고 있는 것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만큼 거품이 많이 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며 "실적은 뚜렷하게 잡히지 않는데 주가만 고공행진을 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이번 공매도 규제 강화가 전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대책보다 강력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 방안이 나왔던 2008년과 2011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오히려 소폭 하락했었다.


다만 공매도 거래 쏠림이 심했던 바이오 종목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바이오 섹터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강화로 숏커버링(환매수)이 나타나면서 상승할 수 있다""최근 바이오 섹터의 주당순이익(EPS)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