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 물류단지 특혜 논란 부담 탓 인허가 지연
개발이익 절반은 '오너家'
하림 2세 지주사 지분 확대

1조6275억원.


하림그룹이 서울시 양재동 225번 일대에서 추진 중인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양재 물류단지)' 개발사업 토지의 지난해 탁상감정 평가액이다. 하림이 2016년 5월 매입한 가격(4525억원)의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서울 마지막 노른자땅 개발을 둘러싸고 10년째 이어진 인허가 갈등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엇박자와 함께 막대한 개발 이익이 '특혜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어서다. 공공개발의 이익 배분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 팬오션 상무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 올품의 자회사(한국바이오텍)가 하림지주 하림지주 close 증권정보 003380 KOSDAQ 현재가 12,150 전일대비 450 등락률 -3.57% 거래량 1,460,988 전일가 12,600 2026.05.12 15:30 기준 관련기사 [단독]"설계용역비 45억원 떼였다" 소송까지…양재 물류단지 오락가락 사업계획 [10년 표류 도심물류]⑤첫 삽도 뜨기 전에 1兆 대출…유동성 '빨간불' [단독]임대주택 서향 배치한 하림…양재 물류단지 66개 항목 '무더기 수정'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재 물류단지 인허가 앞두고…하림 장남 지주사 지분 확대

한국바이오텍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4개월간 하림지주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 기간 총 203만3700주를 사들이며 약 206억원을 투입했다. 1.8% 수준의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한국바이오텍의 하림지주 지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6.69%에서 현재 18.5% 수준까지 올라갔다. 5월부터 6월까지 약 한 달간 22만6300주를 추가 매수하겠다는 계획도 공시했다. 계획대로 매입이 이뤄지면 지분율은 약 18.7%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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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하림그룹 지배의 핵심축은 김준영 상무가 100% 지분을 보유한 올품이다. 올품은 한국바이오텍과 에코캐피탈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하림지주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한국바이오텍은 하림지주 2대 주주다.

이번 지분 매집은 오너 2세 승계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품(5.78%)·한국바이오텍(18.51%)·에코캐피탈(0.24%) 등의 합산 지분율은 24.53%로 김홍국 회장의 보유 지분(21.10%)을 넘어선다. 형식상 최대주주는 김 회장이지만 실질 영향력은 김준영 상무로 넘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하림그룹은 2012년 김홍국 회장이 비상장사였던 한국썸벧판매(현 올품) 지분을 장남에게 증여하면서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 이후 계열사 거래를 통해 올품의 기업가치가 커졌다.


지주사로 모인 핵심 자산…계열 개편의 배경은

이후 하림그룹은 2018년 계열 개편을 본격화됐다. 당시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를 합병해 하림지주를 출범시키며 단일 지주사 체제를 구축했다. 이어 NS쇼핑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100% 자회사로 편입한 뒤, 상장 폐지했다. NS쇼핑은 당시 자회사인 엔바이콘을 통해 양재 물류단지 개발 부지를 사들였는데 NS쇼핑을 투자와 사업 부문으로 분할하고, 투자 부문을 지주사에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양재동 부지를 보유한 하림산업은 지주사 자회사로 편입됐다. 그룹 핵심 자산이 지주사로 이동하면서 향후 발생하는 수익 역시 오너 일가가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지주사에 반영되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투자자들의 반발도 컸다. 양재동 사업에 6000억원 넘게 투입했던 NS쇼핑은 지배구조 개편 이후 개발 이익에서 사실상 배제된 탓이다. 시장에서는 계열 개편 과정에서 주주 가치 훼손 논란도 불거졌다. NS쇼핑 내부에서는 "본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다른 사업에 투입됐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이후 성과급 중단 등 긴축 경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 하림그룹에 대한 직권조사에 착수했고, 계열사들이 올품과의 거래를 통해 부당하게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배합사료 계열사가 기존 공급망 대신 올품을 거쳐 원재료를 구매하면서 중간 마진을 보장해줬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2021년 하림지주와 계열사, 올품에 총 48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6조8000억원 사업비…분양이익 3.8조원 예상

양재 물류단지 개발사업은 향후 분양과 임대에서 상당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산업이 지난해 서울시에 제출하 양재 물류단지 사업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이 사업은 6조8712억원이 투자된다. 토지 매입 및 보상에 1조6000억원, 조성비 4조2581억원이 예상된다. 나머지는 용지부담금 및 기반시설 설치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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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은 분양수익 3조8600억원과 금융기관 차입 6500억원, 자기자본 2조3518억원 등으로 사업비를 조달한다는 계획인데, 업계에서는 주거 분양수익과 상업시설 수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토지 가치가 뛰면서 양재 물류단지 공공기여도 4608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물류단지 완공 후 기대이익을 감안하며 인허가 당국이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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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공공기여의 부담 한도를 토지가치(지가) 상승분의 70% 이내로 설정한 '공공기여 가이드라인'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했다. 적용 대상은 지구단위계획구역 또는 공간혁신구역 지정으로 건축물 용도, 건축제한(건폐율, 용적률) 등이 완화되는 경우로 정했다. 다만, 양재 물류단지는 이번 가이드라인에 포함되지 않았다. 시행사 관계자는 "초대형 개발 사업의 경우 인허가 특혜 논란이 끊이질 않는 만큼 공공개발의 취지에 부합할수 있도록 공공기여에 대한 명확한 제도가 만들어지면 사업 리스크를 줄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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