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드림어스컴퍼니 대표 인터뷰

음원 스트리밍 경쟁 넘어 팬 중심
공연·MD·커뮤니티 연결 관문 재편
AI는 팬덤과 정서적 연대 복제 불가
"글로벌 시장 성공 사례 만들 것"

이기영 드림어스컴퍼니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드림어스컴퍼니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이기영 드림어스컴퍼니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드림어스컴퍼니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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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감상은 비즈니스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기영 드림어스컴퍼니 대표는 음악 산업의 변화를 이렇게 짚었다. 그동안 음원 플랫폼 경쟁의 핵심은 '얼마나 편하게 들려주느냐'와 '얼마나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느냐'에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감상에서 멈춰서는 시장을 키우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음악을 들은 이용자가 공연장을 찾고, 상품을 구매하고, 팬 커뮤니티에 참여하며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흐름이 더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음악·공연·상품·팬덤은 하나의 비즈니스"라며 "그 기능들이 지나치게 오래 분절돼 있었다"고 말했다. 음악 유통과 플랫폼, 팬 비즈니스를 따로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커리어 전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그가 드림어스를 다시 맡은 지는 100일 남짓. "초기 100일 안에 세팅을 끝내야 이후 1년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조직과 방향을 정비했다. 현재는 회사의 전략을 안팎에 설명하며 공감대를 넓히는 단계에 들어섰다.

◆분절된 시장, 팬 중심으로 재편= 이 대표가 짚은 음악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분절'이다. 곡, 공연, 상품이 각각 따로 움직이며 사업자 역시 각자의 구간 실적에만 집중해 왔다.


그는 "드림어스는 음원 발매, DSP 유통, 마케팅, 공식 상품까지 밸류체인 전반을 갖췄다"면서도 "문제는 이 사이클이 서로 끊어져 있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하나의 커리어인데, 거래 구조는 단발성 수익 중심으로 쪼개져 있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공연은 공연대로, 유통은 유통대로 성과를 따지는 구조였다. 아티스트의 장기 성장과는 결이 맞지 않았다. 그는 "아티스트의 장기 성장을 지원하려면 전체 사업을 보고 같은 눈높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리밍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추천 알고리즘 중심의 기존 구조는 '곡에서 곡으로' 이어지는 데는 강하지만, 비즈니스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더 큰 시장은 리스너가 아티스트와 깊은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기영 드림어스컴퍼니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드림어스컴퍼니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이기영 드림어스컴퍼니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드림어스컴퍼니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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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키워드는 '팬'이다. 단순 구독자 수보다 리스너가 팬으로 전환되고, 그 관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가 중요해졌다. 그는 "분절된 사업을 하나로 묶는 논리가 바로 팬"이라며 "팬 중심 구조로 전환해야 음악 비즈니스도 달라진다"고 했다.


◆팬 접점 통합, 아티스트는 창작 집중= 이 대표가 가장 강조한 전략은 '팬 접점 통합'이다. 음악 감상부터 공연, 상품 구매, 커뮤니티 활동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과거에는 음악방송 2~3주 활동으로도 충분했지만, 지금은 유튜브·틱톡 등 접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이 모든 접점을 아티스트가 직접 감당하기는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접점을 전문적으로 연결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앨범 마케팅 데이터를 공연 기획으로 연결하고, 멤버십과 커뮤니티를 통합해 팬 경험의 파편화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드림어스는 이를 위해 각 영역의 전문 기업과 협력하면서도, 아티스트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풀 펑션 뷰'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역할도 명확히 나눴다. "아티스트는 창작과 브랜딩에 집중하면 된다"는 것이다. 창작과 팬덤 비즈니스는 서로 다른 영역이며, 이를 연결하는 전문 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특히 공연을 핵심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팬 경험의 정점은 공연장"이라며 "공연은 단발 수익이 아니라 이후 커리어 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 서비스 '플로(FLO)'에 대한 전략도 달라졌다. 그는 "플로 안에 이용자를 가두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며 "아티스트 여정이 끊기지 않도록 외부 플랫폼과도 연결한다"고 피력했다. 최근 개편 역시 음악 감상을 팬 활동으로 확장하는 구조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기영 드림어스컴퍼니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드림어스컴퍼니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이기영 드림어스컴퍼니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드림어스컴퍼니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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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확장, 슈퍼팬이 핵심 자산= 글로벌 전략의 출발점 역시 팬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음악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슈퍼팬'을 꼽았다. 단순 청취를 넘어, 깊은 관계를 형성한 팬을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확장하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시장의 위상 변화도 기회다. 그는 "해외 아티스트가 아시아 투어에서 한국을 우선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국내 팬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만큼 글로벌 파트너십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그는 "아티스트 IP는 철저히 아티스트의 것"이라며 "50~60대까지 커리어를 이어가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 글로벌 공연, 상품 기획 등 인프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AI에 대해서는 "기회"로 평가했다. 반복 업무와 창작 보조 영역은 과감히 맡겨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그는 "AI 음악에는 아티스트도, 팬과의 정서적 연결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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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시대와 맥락 속에서 만들어진 음악, 그리고 그것이 팬의 삶과 맺는 관계는 기술로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본질은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라며 "그 연대를 커리어 전반으로 확장하는 것이 드림어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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