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이 환자 절반서 종양 감소
생존기간 이어 뇌전이 경쟁력 확보

폐암 치료제 경쟁의 핵심 전장이 '뇌전이'로 옮겨가고 있다. 국산 대표 블록버스터 항암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뇌로 전이된 폐암 환자에서도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다. 글로벌 EGFR 폐암 치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의 경쟁 구도 속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새로운 추격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뇌전이 폐암'에도 효과 렉라자 병용요법…폐암 치료제 1위 추격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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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제학술지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연구진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뇌전이 또는 뇌수막전이가 발생한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투여했다.


그 결과 뇌전이가 있는 환자에서는 약 절반인 50%에서 종양 크기가 줄었다. 특히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뇌수막전이 환자 33%에서 종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GFR 변이 폐암은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EGFR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해 나타나는 폐암으로, 표적항암제로 치료가 가능한 대표적인 비소세포폐암 유형이다.

뇌전이는 최근 폐암 치료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표적항암제 등장 이후 EGFR 변이 폐암 환자의 생존기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질병 진행 과정에서 뇌로 암이 퍼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 따르면 EGFR 변이 폐암 환자의 약 30~50%에서 뇌전이가 발생한다.


뇌수막전이는 폐암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폐암 세포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으로 퍼지는 상태로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이 3~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종양 덩어리가 명확하지 않아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항암제 임상시험에서는 이러한 환자들이 연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앞으로 뇌수막전이 환자를 포함한 폐암 임상 연구가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EGFR 변이 폐암 치료 시장은 AZ의 타그리소가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타그리소는 연간 72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EGFR 폐암 치료제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특히 뇌전이 환자에서도 효과를 보이는 중추신경계 치료 성과를 앞세워 시장 지위를 수성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발 치료제들은 생존기간 개선뿐 아니라 뇌전이 환자에서도 경쟁력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혀왔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이미 생존기간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2023년 발표된 글로벌 3상 임상시험 'MARIPOSA'에선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이 23.7개월로 나타났다.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의 16.6개월보다 약 7개월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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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향후 EGFR 변이 폐암 치료 시장에서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뇌전이를 포함한 다양한 환자군에서 어떤 치료 전략이 더 좋은 결과를 보이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2024년 보고서에서 EGFR 변이 폐암 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약 200억달러(약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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