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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현금을 쓰레기로 만든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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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현금을 쓰레기로 만든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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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 다양한 이슈가 밥상머리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느낀 온도는 이렇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긴급체포와 석방 뉴스는 핫했다(불꽃 2개).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논란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덜 뜨거웠다(불꽃 1개).

불꽃 3개짜리 가장 핫한 뉴스는 치솟은 금값이었다.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체감할 수 있는 뉴스에 제일 관심이 간다. 누군가는 장롱 속 금반지, 금목걸이, 금단추를 새삼스럽게 꺼내본 얘기를 하고, 누군가는 그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다가 횡재한 얘기를 늘어놨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건 금값만이 아니다. 주식, 부동산, 코인 등 안전자산·위험자산 가릴 것 없이 다 올랐다.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다. '패닉 바잉(Panic Buying)'에 동참하지 못한 현금 보유자들은 소외감, 나아가 두려움까지 느낀다(Fear Of Missing Out·FOMO). "현금은 왕이다(Cash is King)"는 익숙한 표현을 대반전시킨 "현금은 쓰레기다(Cash is Trash)"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월가에서도 "비관론자들의 항복(Surrender Of The Bears) 국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달갑지 않은 이 영어 표현들은 공통점이 있다. 버블(거품) 국면에서 등장하는 말들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세계경제 버블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각국 정부가 쏟아낸 거대한 유동성이 있다. '쓰레기'라고까지 불리게 된 그 유동성이다.


이의 자연스러운 해소 국면이 인플레이션이다. 돈이 몰리는 주식, 금, 코인, 부동산 등 자산 가치는 오르고, 달러, 엔화, 원화 등 화폐 가치는 떨어진다. 이 와중에 가속도 요인이 생겼다. 트럼프발(發) 무역분쟁과 세계 각국의 재정악화 우려다. 이제 투자자들은 금, 은, 코인 등 비(非)화폐 대체자산으로만 쏠리고 달러, 엔화, 원화 등 화폐 자산에서는 이탈한다. 이른바 '탈화폐 거래(Debasement Trade)' 현상이다. 이러니 화폐 가치는 더 떨어진다. 동반 하락하는 화폐 자산 안에서도 원화가 상대적으로 더 소외되니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원화가치 추락).


거품은 계속 부풀려질 수 없다. 결국엔 꺼지기 마련이다. 그 시점을 알 수 있다면 대박이다.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버블 이용론자다. 그래서 붕괴 시점을 알 수 있는 듯 말했다. "달리는 마차에 올라타라. 남들보다 조금 먼저 내리면 성공할 수 있다." 반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동업자 고(故) 찰리 멍거는 "버블에 가까이 가지 말라"라며 극도로 경계했다. 버핏은 거품을 계량화해 보려 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중을 따져 이 비율이 120%를 넘으면 과열로 보자는 것이다(버핏지수). 지금 미국 증시는 220% 언저리, 한국 증시는 100% 언저리로 추정된다. 코스피는 15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3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버핏지수는 우상향 중이다.

금과 코인은 어떤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까지 붙어 '금 한 돈 100만원, 비트코인 2억원' 시대가 코앞이다. 언제 꺾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폭등했다.

천재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조차 거품에 휩쓸려 큰돈을 날리고는 한탄했다.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군중의 광기는 파악할 수 없다."

다시 버핏이다. 그는 "야구는 스트라이크 세 개를 안 치면 아웃이지만, 투자는 스트라이크를 많이 흘려보내도 타석에 서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진득하게 돈을 들고 있는 것도 투자라는 조언이자, 현금은 쓰레기가 아니라는 일갈이다.




김필수 경제금융매니징에디터 pils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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