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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볼 정말 얄미워'…발베니·가쿠빈과 달리 인기 편승 못한 '위스키 쌍룡'의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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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노리카 매출 30% 급감·디아지오 적자 전환
병입 중심 구조·관세추납·채널비 상승이 수익성 압박

위스키 시장 투톱인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실적이 일제히 곤두박질했다. 하이볼·즉석음용제품(RTD) 중심으로 소비 흐름이 바뀌면서 프리미엄 병입 위스키 중심 전략이 한계를 드러낸 탓이다. 관세·물류비·판촉비 등의 부담이 더해지며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발렌타인 아티스트 에디션'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발렌타인 아티스트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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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6월 결산 법인인 디아지오코리아(Diageo Korea)의 2024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매출액은 1606억원으로 지난해(1625억원)보다 1.2% 소폭 감소했다. 이 기간, 151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112억원 순손실로 바뀌며 적자 전환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조니워커(Johnnie Walker)'를 비롯해 '라가불린(Lagavulin)', '탈리스커(Talisker)' 등을 보유한 위스키 수입사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22년 7월 로컬 위스키 브랜드 '윈저' 관련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을 인적 분할했다. 윈저 사업부만 남은 옛 디아지오코리아의 사명은 '윈저글로벌'로 변경했고, 신설법인의 이름을 디아지오코리아로 지었다. 이번 실적은 디아지오코리아의 분할 이후 세 번째 실적으로 신설법인 전환 이후 첫 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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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지오코리아의 적자 전환은 관세 추납이 결정적이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20년 이후 수입한 위스키 제품의 이전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을 두고 관세조사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부산 세관으로부터 2020년 1월 6일부터 2025년 1월5일까지 수입된 물품에 대한 관세 등의 추납액에 대한 최종 과세 통지를 받았고, 부과금액 230억원을 납부하면서 실적이 크게 흔들렸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조니워커 블루'

디아지오코리아의 '조니워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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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브랜드인 '발렌타인(Ballantine's)'을 비롯해 '로얄 살루트(Royal Salute)', '더 글렌리벳(The Glenlivet)' 등을 보유한 페르노리카코리아(Pernod Ricard Korea)도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역시 6월 결산 법인인 페르노리카코리아의 2024 회계연도 매출액은 1207억원으로 전년(1752억원) 대비 31.1% 줄어들었다. 매출이 1년 사이 500억원 이상 줄어들면서 지난해 409억원이던 당기순이익도 57억원으로 급감했다.

두 회사의 부진은 위스키 시장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국내 위스키 시장은 특수 이후 양적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위스키 수입액은 8월 기준 1억4888만달러(약 21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6307만달러)보다 8.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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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시장 전반이 정체된 가운데 최근 소비 패턴 변화도 위스키 업계에 악영향을 줬다. 프리미엄 위스키 중심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보틀(병) 제품이 포트폴리오의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소비 트렌드가 하이볼·RTD 등 소용량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대용량인 보틀 위스키의 판매 장벽은 계속 높아지는 모양새다.


편의점처럼 접근성이 높은 채널로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페르노리카코리아에 악재다. 페르노리카는 전통적으로 바·호텔·레스토랑 등 온-트레이드 채널이 중심이고, 해당 채널은 브랜드 경험이 중심이 된다. 하지만 최근 외식업 불황 등으로 업장 소비가 둔화하면서 기존 주력 채널의 수요 감소 충격도 심화하고 있고, 주력 채널이 꺾여버리면서 편의점·마트 등 오프-트레이드 채널에 대한 의존도는 커지고 있다.


채널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서 페르노리카코리아도 다양한 프로모션·할인·이벤트를 채널별로 강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프로모션이 빈번해질수록 매출을 일으키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비용이 마진을 갉아먹는 구조"라며 "일례로 이번 추석 명절 선물 세트도 가격은 인하하면서도 전용 잔 등 세트 구성은 오히려 강화되는 케이스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편의점·마트 등 유통 사업자 쪽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공급사는 수수료, 디스플레이 비용 등 더욱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받을 가능성도 높다. 이 과정에서 페르노리카코리아 쪽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입점하거나 노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자원 배분이 충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특히 점포 수가 많은 편의점의 경우 배포할 때 물류 단가와 재고 리스크가 커지는데, 공급사는 이를 감내해야 한다.


다만 두 회사의 부진을 단순히 시장 탓만 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발베니(Balvenie)'와 '가쿠빈(Kakubin)'을 앞세워 싱글몰트 위스키와 하이볼 트렌드를 주도한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와 빔산토리코리아 등의 수입업체들은 여전히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침체보다는 정상화·조정 과정을 거치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며 "페르노리카코리아의 경우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는 많지만 이른바 힙하거나 하입(Hype)된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약점이 있는데, 트렌드와 채널 적합성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구성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 위축, 환율 변동성,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는 불안정한 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시장 변화와 트렌드, 소비자 니즈에 발맞춰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을 통해 국내 주류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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