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해고야"…Fed 이어 CDC, 트럼프 행정부 연이은 고위직 해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취임 한 달 만에 전격 해임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CDC 개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CDC 내부에서는 "음모론자들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CDC가 문제가 많은 기관이라면서 "우리는 이를 바로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 음모론자'로 유명하다. 그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고 CDC가 제약업계의 로비로 백신을 권고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CDC가 백신을 현대 의학의 성취로 꼽은 것 등을 언급하며 '허위 정보의 매개체'라 하고, 전날 해임한 수전 모나레즈 CDC 국장과 최근 CDC를 떠난 고위 관계자들을 지목하며 "거기서 더는 일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모나레즈 국장은 백신 정책을 뒤집는 상부에 맞서다 취임 한 달 만에 경질됐다. 모나레즈 국장 측 변호인단은 그가 케네디 장관의 "비과학적이고 무모한 지시"를 따르기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케네디 장관은 지난 6월에도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위원 17명을 전원 해임했다. 이후 새로 임명된 위원 8명 중 일부는 백신 반대론자로 알려졌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자신의 미션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을 해고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 기조에 맞지 않는 고위 당국자를 해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5일엔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에게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해임을 통보했다. 대통령이 Fed 이사를 해임한 것은 112년 Fed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Fed에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제롬 파월 Fed 의장에게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 1일엔 고용통계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수정됐다고 주장하며 에리카 맥엔타퍼 국장을 경질했다.
이에 CDC 안팎에서는 과학적 리더십 상실이 미국 공중보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모나레즈 국장과 함께 CDC를 떠난 데브라 하우리 박사는 워싱턴포스트(WP)에 ACIP가 중요 백신에 대한 권고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면서 "(CDC는) 과학적 리더십을 갖지 못하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정부 기조에 어긋나는 고위 당국자들이 잇달아 해임되며 행정부의 인사권 남용 논란이 확산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잇단 경질 조치로 정치적 독립성을 지녀야 할 기관들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 정책 결정을 이끄는 데 필요한 주요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들의 중립성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 에델슨 아메리칸대학교 정치학 조교수는 "이 기관들은 정파적이어선 안 된다"며 "가장 큰 위험은 기관이 신뢰를 잃어 사람들이 더는 의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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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NBC 방송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TV 쇼 '어프렌티스'에서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는 유행어로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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