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려 물 2리터씩 마셨는데…분석화학 권위자 "그건 아닌데"
6일 유퀴즈, 이계호 충남대 화학과 명예교수
"잘못된 상식 탓에 저나트륨 혈증 환자 증가"
건강을 위해 실천했던 습관들이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분석화학의 권위자인 이계호 충남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는 '물을 2ℓ씩 마시면 좋다' '채소와 과일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 '저염식은 무조건 건강식이다' 등 한국인의 잘못된 건강 상식 세 가지 때문에 실제 저나트륨 혈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 챙기려 꼬박꼬박 물 2ℓ 마셨는데, 독?…사망할 수도
그는 잘못된 건강 상식 첫 번째로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는 것을 꼽았다. 이 교수는 "하루에 2ℓ의 물을 꼬박꼬박 마시면 건강이 매우 나빠진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물을 과하게 마시면 죽는다"며 "마라톤 현장에서 마라토너들이 물을 많이 마시고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했다. 이들의 사인은 '저나트륨 혈증에 의한 심장마비사'라고 한다.
이 교수는 "혈액 속에는 나트륨과 칼륨이라는 미네랄이 있는데, 우리 몸속에서 전기를 발생시킨다"며 "몸속 물양이 많아지면 나트륨이 적어지면서 전기 발생량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도 힘이 없어지고, 머리가 어지러워진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간 반복되면 심장이 약했던 사람들은 심장에 전기 공급이 안 되어서 사망하게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물은 우리 몸에 물로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음식을 통해서도 들어온다"며 "수박으로 화채를 만들어 먹은 다음에 물 2L를 먹어야 한다고 의무적으로 마시면 물을 과하게 마신 게 된다. 수박과 물을 합쳐서 하루에 1.5~2ℓ를 마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소·과일 너무 많이 먹는 것도 좋지 않아
두 번째로 짚은 잘못된 상식은 채소와 과일의 과잉 섭취다. 이 교수는 "채소와 과일의 주성분은 칼륨인데, 칼륨은 이뇨 작용을 일으켜 몸속 나트륨 농도를 떨어뜨린다"며 "좋다고 해서 무턱대고 많이 먹는 것은 오히려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 몸의 체액은 농도 0.9%의 소금물"이라며 "이 균형이 무너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염소·양 같은 초식 동물에게도 반드시 소금을 보충해주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했다.
저염식=건강식 아냐…"몸속 소금물 농도 유지가 중요"
이 교수는 '저염식은 건강식'이라는 생각도 잘못됐다고 짚었다. 그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 밤에 자다가 돌연사하는 분 중 저나트륨 혈증에 의한 심장마비사가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전통 발효 음식인 장류와 김치류가 너무 짜다 보니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지난 10여년간 '저염식을 먹자'고 홍보를 많이 했다"며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저염식이 건강식이라고 오해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염식을 하는 사람에게나 저염식이 건강식일 뿐, 우리 몸속 소금물 농도 0.9%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주장 맹신보다는 비교·검증 필요
분석화학 전문가인 이계호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체내 수분·전해질 균형, 식이 권장량은 의학·영양학 연구에 기반해 결정되며, 단일 전문가의 개인적 해석과 다를 수 있다. '하루 2ℓ 물 마시기'는 대체로 평균적인 건강 성인 기준이며, 활동량·체중·기후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마라톤 중 사망 사례는 '극한 운동+과도한 수분섭취+전해질 보충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특수 상황이지, 일반인의 수분 섭취 권고를 전면 부정할 근거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미국 의학연구소(IOM) 등 권위기관은 여전히 적정 수준의 수분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채소·과일 과다 섭취 위험 과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건강한 신장은 칼륨과 나트륨 농도를 적절히 조절 가능하다. '칼륨이 나트륨 농도를 떨어뜨린다'는 설명은 기초 생리학적으로 맞지만, 정상인에게 식이성 칼륨 과다로 인한 저나트륨혈증은 드물고, 오히려 고혈압·심혈관 질환 예방에 칼륨 섭취가 권장된다. 저염식에 대해서도 WHO·대한고혈압학회 등은 여전히 하루 나트륨 섭취를 2g(소금 5g)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저나트륨혈증의 상당수는 만성질환·약물·급성 질환 등 복합 원인에 의한 것이며, 단순 식염 섭취 부족이 원인인 경우는 제한적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만7000명 길바닥 나앉는다…치솟는 기름값에 美 ...
따라서 전문가 발언이라도 맹신 대신에 의학·영양학 공식 가이드라인과 비교·검증이 필요하다. 개인의 건강 상태(신장 기능, 심혈관 질환 여부, 복용 약물 등)에 따라 맞춤 조언을 받아야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