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담배 피운다고 대마 신고"…반복되는 공무집행방해[경찰 수난시대]
공무집행방해 범죄 2021년 7292건→2024년 8665건
최근 경기도 남양주의 한 주택에서 "이웃이 화장실에서 대마를 피우는 것 같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담배를 피우는 이웃을 괴롭히기 위한 허위 신고였다. 출동한 경찰관은 "악의적인 민원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 잦아 정작 긴급한 사건에 투입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현장 경찰관들이 폭언·폭행부터 허위신고·악성 민원 등 반복적으로 공무집행방해에 시달리고 있다.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위축시키지 않기 위한 제도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 범죄는 2021년 7292건에서 지난해 8665건으로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죄는 382건에서 541건으로 42% 늘었다.
경찰관에 대한 폭행과 욕설은 일상처럼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송파구에서는 "매장에서 주취자가 잠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귀가를 요구하던 중 폭행을 당했다. 강동구의 한 경위는 객실 난동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욕설과 주먹질을 맞았다. 한 경찰관은 "가해자가 오히려 경찰 대응에 상처받았다며 민원을 넣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교통 단속에 반발해 직권남용으로 국민신문고에 반복 진정을 넣는 사례도 있다.
정당한 공무집행에도 반복적으로 소명을 요구받는 구조는 경찰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 경찰청 감사실에 따르면 민원인의 위법행위 및 반복 민원은 2022년 7만7175건에서 2023년 9만5629건으로 24% 증가했다.
여기에 고소·고발 반려 제도까지 폐지되면서 무리한 고소 사건도 접수·수사해야 하는 부담이 더해졌다. 과거에는 형식 요건이 맞지 않거나 범죄 혐의가 명백하지 않으면 접수 자체를 거절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모든 사건을 원칙적으로 수리해야 한다.
서울의 한 수사 경찰은 "이웃이 인사 안 했다고, 쳐다봤다고 고소하는 등 어이없는 사건까지 수사해야 할 때가 많아졌다"며 "범죄로 보기 어려운 사안에도 일일이 착수해야 해 실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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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제도적 대응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무를 집행할 수 있도록 경찰 조직이 공권력을 엄정히 보호할 수 있는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상습적인 허위 고소나 악의적 민원에 대해 제3의 중립기구가 사전 검토해 종결할 수 있는 제도 검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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