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현대차 2025년 1분기 경영 실적 발표
현대차 "관세 대응에 전사 역량 동원할 것"
현대자동차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고 미국 현지 공급망 강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재고 물량을 늘려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지역·차종별 생산지를 조정하며, 현지 업체 발굴로 부품·물류의 최적화를 이루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24일 현대차는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 본부장(CFO)은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4월 중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중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생산-판매' 최적화 종합 대응책 마련
우선 현대차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과 물류 등 공급망 전 영역에서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부품 공급의 현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현지 신규 업체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며 "패스트 트랙을 통해 개발과 품질, 생산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 아이템 선정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HMMA)과 조지아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효율화, 원가 절감 방안의 노하우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던 미국 판매 투싼 물량을 앨라배마 생산으로 전환하고 앨라배마에서 생산하던 캐나다 물량은 멕시코 공장으로 이관하는 식의 전략이다. 이 본부장은 "한국산 미국 수출 차종도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생산지를 옮길 수 있는 물량이 있는지 지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판매 측면에서는 효율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하고 거점·차종별 공급-생산-판매의 최적화를 이루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관세 정책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3월 말까지 완성차의 재고를 3.1개월 수준까지 늘려왔으며, 부품의 경우 더욱 긴 재고 보유기간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덕분에 판매 가격은 오는 6월까지는 동결이 가능한 상황이며 이후 시장 가격에 따라 탄력적인 운영을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高환율 효과' 1분기 기준 최대 매출
이날 현대차 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44조4078억원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9%가 늘어난 수치다. 매출 증가의 주된 요인은 환율이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대비 1분기 매출 증가분(3조7490억원)에서 환율 효과만 2조59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3조63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초 제시했던 연간 가이던스를 웃도는 8.2%를 기록했다.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인센티브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차종인 하이브리드 판매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판매 대수는 13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동시에 환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현대차는 거점·차종별 생산과 판매 구조의 최적화, 우선순위에 기반한 투자, 불필요한 예산의 최소화 등을 통해 올해 초 제시했던 연간 목표(매출액 성장률 3~4%·영업이익률 7~8%)는 달성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 본부장은 "현대차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반도체 공급 대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에도 유연한 생산 최적화를 통해 체질 개선의 전기를 마련한 전례가 있다"며 "관세 영향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며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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