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며 복수거래소 시대가 열렸다. 기대와 우려 속에 닻을 올린 넥스트레이드는 일단 출발은 순조로워 보인다. 출범 첫 주 거래대금은 799억1329만원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2362억9662만원) 대비 비중은 33.82%에 달했다. 출범 후 2주간 10종목만 거래됐으나 지난 17일부터 거래 가능한 종목이 110개로 늘었다. 출범 4주 차인 다음 주부터는 거래종목이 총 350개로 확대되며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에 개인의 주식투자에도 변화가 생겼다.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거래시간이 확대됨에 따라 퇴근 후에도 주식거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넥스트레이드에서는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12시간 동안 주식거래가 가능하다. 이를 반영하듯 넥스트레이드 출범 첫 주 개인의 거래대금은 781억9391만원으로 전체의 97.85%에 달했다.
넥스트레이드가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적지 않다.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출범 초반에 일부 대형 증권사에서 매매 체결 조회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증권거래세를 잘못 산정하는 오류도 있었다. 대량·바스켓 매매는 시스템 미비 탓에 운영이 지연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출범일인 지난 4일 대량·바스켓매매 시장도 열 예정이었으나 아직까지 운영되지 않고 있다. 개장일을 앞두고 넥스트레이드의 대량·바스켓매매에서 '서킷브레이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 시뮬레이션 중 한국거래소의 서킷브레이커 발동에도 넥스트레이드에서는 대량매매가 평소처럼 체결돼 문제가 불거졌다.
17일에는 한국거래소에서 전산장애로 유가증권시장 주식거래 체결이 7분간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같은 사고는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함께 도입한 중간가호가 오류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거래소 측은 중간가호가를 도입하면서 기존의 자전거래방지 조건 호가 체결 로직과 충돌하면서 전산장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넥스트레이드의 매매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초유의 거래 중단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물론 넥스트레이드까지 전반적인 주식 거래 시스템에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됐다.
외국인과 기관의 저조한 참여도 숙제다. 출범 첫 주 개인 거래가 98%에 육박한 반면 기관은 12억원으로 1.58%, 외국인은 4억원으로 0.58%에 그쳤다.
거래 비중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새로운 시스템의 등장으로 익숙지 않은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장 전후 열리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는 거래량이 적어 1주 만으로도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의 등장은 어느 정도의 혼란을 수반한다. 경험하지 못했던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넥스트레이드도 출범 초기인 만큼 안정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 시간을 가능한 한 짧게 줄이는 게 관건이다. 불편과 혼란의 시간이 길어지면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대체거래소는 증권 유통시장 경쟁을 통한 자본시장 효율성 제고와 투자자 편의 확대를 위해 도입됐다. 넥스트레이드는 하루빨리 시스템을 안정시키고 투자자의 불안과 불만을 해소해 존재의 이유를 입증해야 한다.
송화정 증권자본시장부 차장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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