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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HBM을 과학관에서 볼 수 있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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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과학관 '현대 전자 문명의 기반, 반도체’ 전시관
한국 반도체를 이끈 이병철·강대원 집중 소개
예산 부족에 현재 한국 반도체 핵심 ‘HBM’ 실물 전시 불발 아쉬워

최근 국립과천과학관 ‘미래상상SF관’에 눈에 띄는 전시가 등장했다. 한국 첨단 산업의 주춧돌인 반도체의 역사와 구조, 미래 방향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으로 구성된 ‘현대 전자 문명의 기반, 반도체’ 전시실이다.


직접 방문해본 이 전시실은 기존 과학관의 전시물과는 틀을 달리했다. 반도체의 기원과 현재, 미래를 정교한 설명과 섬세하게 기획된 전시물로 보여주고 있었다. 손석중 과천과학관 첨단기술과장은 "이 전시관은 중학교 재학생 이상의 관람객을 목표로 설정하고 전시관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을 반도체 연구의 길로 이끌기 위한 마중물로 기획했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의 우수성을 체험하고, 반도체의 원리와 제조 과정, 미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로 일관된 스토리라인을 구성해 전시관이 설정됐다.


과천과학관의 '현대 전자 문명의 기반, 반도체' 전시실 입구에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무모할 정도의 투자를 단행한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발언이 전시됐다. 사진=백종민 테크스페셜리스트

과천과학관의 '현대 전자 문명의 기반, 반도체' 전시실 입구에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무모할 정도의 투자를 단행한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발언이 전시됐다. 사진=백종민 테크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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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에 들어서니 입구부터 눈길을 끄는 인물의 사진과 발언이 보였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반도체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다.


"돈벌이를 하려면 반도체 말고도 많다. 왜 이렇게 고생하고 애써야만 하는가. 국가적 사업이고 미래 산업의 총아이기 때문이다."

이 전시의 또 다른 '스타'는 고(故) 강대원 박사다. 강 박사가 개발한 '모스펫'(MOSFET)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메모리 반도체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 박사에 대한 전시물에는 ‘한국인이 발명한 새 트랜지스터, 세계 반도체 산업의 새 시대를 열다’라는 설명이 있었다.


전시물 중에는 트랜지스터 반도체를 처음 개발한 윌리엄 쇼클리에 대한 설명도 있었지만, 한국인의 눈에는 이병철, 강대원 두 한국인의 존재가 두드러진다. 반도체에 대해 무모할 정도로 과감할 정도로 투자한 기업인과 반도체의 변화를 주도한 연구자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려 한명의 학생이라도 반도체 연구의 길로 이끌겠다는 전시 기획자의 의지가 엿보였다.

MOSFET을 개발한 고 강대원 박사를 소개하는 전시물.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MOSFET을 개발한 고 강대원 박사를 소개하는 전시물.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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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물도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반도체 생산 라인의 특정적인 설비인 웨이퍼 이동 장비인 OHT(Overhead Hoist Transport)와 반도체가 어떻게 연산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고민이 담긴 전시물은 이병철과 강대원의 후예를 육성해야 한다는 전시 목적을 잘 드러냈다.


과천과학관은 하드웨어만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전시물이 반도체라면, 이를 뒷받침할 운영체제(OS)까지 확보했다. 해설사들이 전시관을 약 한 시간에 걸쳐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대충 보고 지나가는 전시관이 아니라는 의지다. 해설사들의 설명이 더해지며 반도체 전시관은 완벽한 틀을 갖췄다.

OHT 웨이퍼 이동 설비의 모형이 설치돼있다. 마치 반도체 생산라인에 들어온 듯했다.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OHT 웨이퍼 이동 설비의 모형이 설치돼있다. 마치 반도체 생산라인에 들어온 듯했다.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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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주 과천과학관장은 "과천과학관의 1년 전시 예산은 약 40억원인데 이 전시에만 9억원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적 산업인 반도체를 설명하는 전시는 많지만, 투자와 의지가 합쳐지며 기존의 틀을 벗어난 '명품' 전시관이 탄생한 배경이다.


한시간여 동안 전시를 둘러본 후 아쉬운 점이 남았다. 전시물 중에 현재 한국 반도체 산업의 ‘록스타’인 고대폭메모리(HBM)가 없었다. 인공지능(AI)을 만들어내는 엔비디아의 최신형 GPU도 HBM이 없다면 만들 수 없다.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관람객은 실물을 볼 수 없다.

관람객은 이 전시실에서 HBM 반도체 구조에 대한 설명을 보고 들을 수 있지만 실물은 볼 수 없다.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관람객은 이 전시실에서 HBM 반도체 구조에 대한 설명을 보고 들을 수 있지만 실물은 볼 수 없다.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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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장은 "예산이 빠듯해 HBM까지 확보할 수 없었다"고 했다. HBM 가격은 수천만원에 이른다. 과학관 측은 기업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제2의 이병철과 강대원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기업이 필요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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