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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 격"…통상 태풍에 '나 홀로' 미국 간 재계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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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신 재계단체 고군분투
"미리 물밑 접촉 통해 환경 만들어"
정철 원장 급파한 한경협
무협, 대한상의도 아웃리치 돌입

이달 초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수행도 없이 혼자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사실상 국정이 마비된 상황에서 정 원장은 앞으로 약 두 달간 미국에서 체류하면서 정부, 의회 관계자, 오피니언 리더들을 닥치는 대로 만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원장의 이번 미국 방문을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라고 표현했다. 혈혈단신으로 넘어가 어떠한 구체적인 성과물이 보장되지 않은 가운데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 발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 8일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을 미국으로 급파했다. 류진 회장이 오는 20일 이사회 및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어 직접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정 원장의 이번 장기 방한을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더욱 높아진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 원장은 한경협이 지난달 23일 조직개편을 통해 발족한 ‘트럼프 2기 태스크포스(TF)’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경협의 ‘트럼프 2기 TF’는 미국발 이슈가 있을 때마다 흩어져 있던 미국 관련 부서들이 모여 대응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미국 내에서도 글로벌 리스크팀, 국제본부, 경제산업본부 등 약 10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 원장은 한경협이 다음 달 미국 현지에서 여는 한미투자포럼의 준비 상황도 점검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상황이 불확실해지면서 직접 현지에서 발로 뛰며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접점을 넓히고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이번 출장의 주요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국제경제연구소, 한미경제연구소, 미국진보정책연구소,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미국기업연구소, 헤리티지재단 등 현지 정책 연구기관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급변하는 대미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한경협 외에도 국내 재계 단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나 지난 4일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격’이 일주일에 한 번꼴로 이어짐에 따라 재계의 움직임은 더욱 절실해졌다.


단체들은 국정 공백으로 정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정부와 정부 간의 통상 관계에서 협약하든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주체가 없는 것"이라며 "정부가 공백 상태가 아니었다면 3월 내에 정부 방미 일정이 잡히고, 경제단체들과 기업인들이 함께 가는 형태가 됐었을 것"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각 재계 단체는 미국 정부에 한국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이지만, 정부 간 공식 논의로 이어질 수 없기에 한계가 크다. 이어 "우리나라도 새 정부가 5~6월쯤 들어올 텐데 경제단체가 지금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되니 미리 물밑 접촉을 통해 환경이라도 만들어놓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 연합뉴스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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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우리 기업들의 수출을 돕는 한국무역협회도 윤진식 회장과 임원진을 필두로 한 약 10여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다음 달 15~23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 지부에서 일하는 미주본부장, 뉴욕 지부장, 댈러스 지부장 등도 대표단 일정에 동행한다. 무협은 애리조나·텍사스·테네시주 등 미국 남부 지역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그곳의 주 지사와 상무장관, 주 의원 등을 만나 의견을 나눈다.


무협 관계자는 "다른 단체들은 워싱턴DC를 주로 방문하는데, 우리는 ‘바텀업’ 방식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한 지역 위주로 방문할 계획"이라며 "연방 정부도 주의 의견을 무시할 순 없다. 일련의 정책들이 주에는 악영향이 있다는 식으로 여론 조성을 해, 한국에 우호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오는 5월에도 무협은 경제 사절단 형식으로 기업들과 함께 미국을 다시 갈 예정이다. 이때엔 워싱턴DC에 방문해 연방정부와 면담하려 한다.


대한상공회의소도 2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민간경제사절단을 꾸려 오는 19~20일 미국에 간다. 사절단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과 조현상 HS 효성 부회장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는 현재도 참여 기업을 모집 중이라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사절단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19일 미 의회와 정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하는 ‘한미 비즈니스 나이트’ 갈라디너 행사에 참석하고, 20일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코트라는 매주 화요일에 강경성 사장 주재로 수출·투자 비상대책반‘ 회의를 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첫 회의를 한 후 이날까지 총 4번 열린 이 회의는 최근 ’트럼프 2기‘ 대응 방안을 많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가 연이어 나옴에 따라, 오는 17일에 열리는 차기 회의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동향과 그에 따른 우리 수출, 투자 상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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