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항공안전·사업법 24건 발의
법안 처리율 10%↓, 나머지 소관위 심사 중
블랙박스 국토부장관 보고 의무화 등 추진

지난달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 한 달 만에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로 국내 항공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는 연이은 사고에 안전 관리부터 사후조사까지 책임을 강화하는 항공안전 법안을 대거 발의해 놓은 상태지만, 탄핵정국이 장기화하면서 여야가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발의한 항공 사업·안전 관련 법안은 이날 현재 기준 총 24건이다. 이 중 국회 문턱을 넘은 법안은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과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항공사업법 개정안 2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항공안전 보다는 출발 지연 등에 따른 소비자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22대 국회 개원 후 처리된 항공 법안 처리율은 8.3%로, 나머지 법안은 국회 소관위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국회 계류된 항공법 개정안 중 절반(12건)은 제주항공 참사 이후 발의됐다. 구체적으로 조사 주체의 중립성 문제와 안전 강화를 위한 정보공개 범위 확대 등 제주항공 참사 이후 대응 방안이 담겼다. 민주당 이연희, 김원이, 복기왕 의원은 제주항공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토교통부의 이른바 '셀프조사'를 방지하는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참사 원인을 조사하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 위원장에 전 국토부 항공교통본부장 출신, 전현직 국토부 공무원 및 산하기관 임직원이 대거 참여하면서다. 당장 책임 의혹이 있는 부처가 책임 당사자를 조사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연희 의원은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피해자대표 회의가 선출한 사람을 국무총리가 위촉하도록 해 유가족 및 피해자의 입장을 위원회에 반영하는 제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안전에 관한 책임 권한을 지방항공청장에서 국토교통부장관으로 격상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박용갑 민주당 의원은 "국토교통부장관이 항공안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항공안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법률에 명시하고, 위원장을 국토부 장관이 맡도록 위원회를 격상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이 통과하면 국토부 장관이 조류 충돌 예방 및 위험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 이에 대한 심의·의결 및 자문 등을 담당하는 조류 충돌 예방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하도록 법률에 명시하도록 했다.

연이은 항공사고 쏟아지는 안전법안…처리는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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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자료기록장치(FDR·Flight Data Recorder)인 이른바 블랙박스 관리를 강화하는 법안도 나왔다. 현행법상 2018년 이후 최초 개별감항증명을 받은 항공기는 모두 보조동력장치를 설치하고 있지만, 이전 출시된 항공기는 설치 의무가 없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이번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는 보조동력 장치 부재로 충돌 전 4분 간 비행자료가 저장되지 않았다"며 "모든 항공기에 보조동력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설치가 불가할 경우 이 사실을 탑승객에게 알리도록 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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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항공 사고 발생 시 블랙박스를 국토부 장관에게 의무 보고하는 방안 마련에 나섰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고 발생 후 국토부 장관 보고 사항에 블랙박스가 포함하지 않는다. 현재로선 조사 투명성 강화를 위해 정보 공개가 필요하더라도 이를 이행할 방법이 부재하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항공사고 발생 시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할 사항으로 '비행기록장치에 기록된 자료'를 추가하고, 국회가 해당 자료를 위원회에 요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항공안전법 통과를 위해 오는 6일 첫 회의를 개최하는 '제주항공 참사 특별위원회'의 역할도 주목된다. 위원회에서 관련 법안을 놓고 여야가 대거 합의에 이를 것이란 기대가 나오면서다. 항공법 개정을 준비 중인 야당 한 의원은 "위원회를 통해 관련 법안 초안을 준비 중"이라며 "여야가 유가족협의회와 논의를 거쳐 신속한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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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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