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팀 무장, 과시용"
경호처 직원 문자공개…"직원들 동요하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경호처 간부들에게 수사기관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 무력 사용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의 법체계를 무너뜨리고 경호처 자체를 사병으로 둔갑시키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권력과 공권력의 싸움을 부추기는 게 윤석열씨의 지금 행태"라며 "'법 위에 내가 있다. 나를 체포할 수는 없다'는 건데, 불법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경호처 '강경파'로 꼽히는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과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해서는 "경호처를 광기 어린 지시를 받도록 만드는, 일종의 사병화되게 한 핵심 인물"이라고 짚었다.
윤 의원은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경찰 조사받으러 가기 전에 경호처에게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고 한다. 첫 번째가 비폭력, 두 번째가 스크럼을 짰을 때 경찰수사관들이 오면 열어라(였다)"라며 "김성훈 경호차장이 모든 걸 뒤집어버렸다. 대표적으로는 대테러 팀에게 '복장을 완전군장 착용하고 화기는 가방에 넣고 실탄까지 챙겨라. 다만 삽탄은 하지 말라. 그리고 매스컴에 노출되게 하라"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무장이 이런 거야'라는 식인데, 일종의 과시"라며 "(경호처) 직원들은 경악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표면적으로 강성 지휘부가 경호처를 장악한 건 맞다"며 "반면에 일선 경호관들의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 경호차장 잘못했으니까 사퇴해, 나가라는 문제 제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기 시작한 거 아닌가. 일각에서는 경호처 동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 의원은 경호처 직원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전문을 공개했다.
이 직원은 "경호처 직원들은 윤석열씨의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현재 열악한 근무 여건하에서도 신의로서 참아내며 직업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여기까지 버텨왔다"며 "그러나 체포를 막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은 경호처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는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고 전했다.
이어 "경호처 직원들뿐만 아니라 체포영장을 재집행하는 경찰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들과 딸들"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알고 있다. 경호처는 피경호인에 대한 의무와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윤석열 씨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경호처 강성 지휘부를 멀리하고 국민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 달라"고 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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