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20일 한국증시는 반도체 업종 저가 매수 시도로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밤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 하루 만에 일제히 상승 마감한 영향이다. 다만 지수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전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2.09포인트(1.26%) 상승한 4만2025.19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5.38포인트(1.70%) 오른 5713.6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40.68포인트(2.51%) 높은 1만8013.98로 거래를 마쳤다.
마이크로소프트(1.83% 상승), 알파벳(1.46%), 메타(3.93%) 엔비디아(3.97%) 등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이 동반 강세를 보이며 대형 기술주 랠리가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애플은 Fed의 금리 인하로 경제 침체 우려가 완화되고 아이폰 16 판매 기대감이 커지면서 3.71% 상승했다.
테슬라는 최근 높은 금리로 인해 타격을 입었던 전기차 판매 실적이 연준의 빅컷 이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입된 결과 7.36% 올랐다. 주요 실물 경제 지표는 10월 들어서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므로, 그전까지는 지표 공백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증시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는 오늘 열리는 BOJ의 9월 통화정책회의다. 지난 7월 중순 이후~8월 초까지 증시 급락의 단초를 제공했던 요인 중에는 7월 BOJ의 매파적인 금리인상(15bp 인상, 시장 기대치 10bp 인상)에 따른 엔화 초강세 및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BOJ의 금리 동결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관건은 오후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BOJ 총재가 얼마만큼의 매파적인 입장을 전달할지에 달려 있다. 예상보다 매파 입장을 취한다면 '엔화 강세 → 엔-캐리 청산 → 증시 급락'의 패턴이 재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8월 초 닛케이 10%대 폭락의 사태를 겪으면서 이들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하면서까지 급격한 정책 전환에 나서지 않을 것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도 주식시장이 감당 가능한 범위 내의 매파 입장을 취할 것으로 판단한다.
오늘도 국내 반도체주는 업황 피크아웃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미국 증시에서의 엔비디아, 마이크론(2.2%), AMD(5.7%) 등 반도체주 강세 및 전일 낙폭 과대 인식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바이오, 금융, 자동차 등 전일 급등한 업종들은 BOJ 정책 회의 경계감과 맞물림에 따라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를 고려하면 전반적인 국내 증시는 상기 주력 업종 간 단기 순환매가 예상된다. 아울러 BOJ 회의 경계 심리 등으로 지수 상단이 제한되는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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