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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인터넷 도박 총책이 중학생…초등생도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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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도박 서버 개설…또래에 초대 링크
도박 혐의 98명 중 96명이 '중·고교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박 서버를 개설해 초등학생을 포함한 청소년 등 1500여명을 상대로 인터넷 도박을 유도해 2억여원을 송금받아 이 가운데 2000여만원을 챙긴 10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장 개설, 도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성인 운영자 20대 A씨를 구속하고, 총책 중학생 B군과 서버 관리자 고등학생 C군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중학생 총책 도박 범행 개요도[이미지출처=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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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B군 등은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서버 제작 기능이 있는 SNS에 도박 서버를 만든 뒤 또래 집단에 초대 링크 등을 보내 돈을 받고 바카라, 룰렛 등 21종의 도박 게임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2억1300만원을 송금받아 2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범행은 B군과 C군의 공모로 시작됐다. 이들은 게임과 데이터 복구 등에 관심이 많고 컴퓨터 실력이 상당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친해져 의기투합했고, 이후 게임용 SNS인 '디스코드'에 도박 서버를 만들었다.

B군은 전반적인 운영을 맡았으며, C군은 서버 개발 및 유지 관리를 했다. 이들은 도박 서버에 직원 모집 글을 올려 공범을 끌어들였다. 구속된 성인 총책 A씨도 처음에는 도박 이용자였다가 직원 모집 공지를 보고 지원해 운영자가 됐다. B·C군은 게임머니를 충전, 환전하는 직원도 중학생이나 대학생으로 뽑았고,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돈을 송금받는 은행 계좌 또한 중·고등학생 5명에게 계좌당 10만~20만원에 사들였다.


특히 B군은 자신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성인 총책 A씨에게 수사 내용을 공유하며 단독으로 도박 서버를 운영하도록 돕기까지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입건된 도박 혐의자 대부분(98명 중 96명)은 10대 청소년으로 밝혀졌고, 이 중에는 초등학생 1명, 여중생 2명도 있었다. 한 사람이 베팅한 최다 금액은 218만원이었고 한 고등학생은 4개월간 325차례 입금해 베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불법 도박 서버 이용자들은 초대 링크 외에도 친구의 소개를 받거나, 타 게임 서버 배너 광고 등을 보고 이 서버에 접속했다.

이들이 디스코드에 만든 도박 서버 이용 화면[이미지출처=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이들이 디스코드에 만든 도박 서버 이용 화면[이미지출처=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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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하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팀장은 "청소년들이 SNS 등에서 광고에 현혹돼 불법 도박에 빠지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도박 서버를 운영하고 계좌까지 제공하는 지경에 이르러 문제가 심각하다"며 "청소년 사이에 사이버 도박이 확산하지 않도록 단속부터 재활, 교육에 이르기까지 총력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박 서버를 폐쇄한 경찰은 청소년 도박 이용자 중 중독 증세를 보이는 96명은 보호자에게 도박 사실을 통보하는 한편 선도프로그램에 연계했다. 또 도박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웹호스팅 서비스 가입 때 보호자 인증이 가능하도록 유관 기관에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한편 청소년 도박은 도박 중독 외에도 이와 관련한 학교폭력이나 갈취와 같은 2차 범죄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점차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찰은 도박 사범으로 검거된 청소년 수가 2022년 12명에서 지난해 37명으로 1년 사이 208.3%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 도박이 원인으로 작용해 학교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로 신고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 같은 청소년 대상 불법 사이버 도박의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불법 도박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청소년 도박 근절 릴레이 챌린지'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서울청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협력해 '도박중독 추방의 날'인 오는 9월17일까지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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