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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같이 살려면 두 배는 더 벌어"…연인의 조건으로 '부모 연금' 묻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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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에 달라진 中 연애상
지출리스트 만들어 "얼마 벌어야 한다"
"부모님 연금은 얼마 되냐" 따지기도
갈등에 헤어진 연인 늘고 혼인건수 '반토막'

중국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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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과 경기 침체로 신음하고 있는 중국 청년들의 '연애상'이 달라지고 있다. 결혼 후 10년 뒤 지출 명세를 연인에게 보내는가 하면, 훌륭한 연인의 조건으로 '부모 연금'을 묻는 경우도 있다.


19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온라인상에서 들끓는 한 커플의 일화를 조명했다. 이 커플은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났는데, 두 사람은 서로의 조건을 확인한 뒤 만나 즐거운 데이트를 보냈다.

문제는 그날 저녁 벌어졌다. 집으로 돌아온 여성 측이 "가족의 일일 지출 목록"이라는 제목의 긴 워드 파일을 전송한 것이다. 해당 파일에는 미래의 공과금, 식료품, 교통비, 사교 활동, 의복 및 공구 등 향후 지출 명세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여성은 이런 체크리스트를 모두 합산한 결과 두 사람이 함께 살림을 꾸리려면 적어도 월간 9900위안(약 183만원)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부모의 의료비, 자녀가 있을 경우 양육비는 별개로 발생할 예정이었다.


사연을 밝힌 남성은 "나에게 연봉을 지금의 두 배인 20만위안(3700만원)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고 하더라"며 "우리 둘이 같이 살려면 돈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여성이 내건 조건을 모두 맞출 자신이 없었던 남성은 결국 관계를 포기하기로 했다.

중국의 약혼 선물(지참금)인 '차이리' [이미지출처=바이두 캡처]

중국의 약혼 선물(지참금)인 '차이리' [이미지출처=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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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연은 중국 내에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연애, 결혼 상대의 조건으로 '부모님의 퇴직 연금'을 내거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근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선 "부모 연금이 소개팅 문턱이 됐다"는 문장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고 한다. 부모가 연금을 수령하기 때문에 부양해야 할 의무가 없고, 또 연금 수령액이 높을수록 소개팅에서 '매력'이 올라간다는 내용이다.


해당 게시글 총 조회 수는 무려 5043만회에 달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생활비 일부를 매달 부모 부양비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해 봐라. 어떻게 살겠나" "매우 현실적인 조건이다" "이 나라에서 결혼하려면 부모부터 잘 살아야 한다" 등 수긍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청년들이 연애 문제에서조차 돈에 연연하게 된 배경엔 극심한 실업률이 있다.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6월 역대 최고치인 21.3%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 통계청은 해당 지표 발표를 잠정 중단했고, 지난 1월 집계 기준을 고쳐 14.9%로 다시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수치의 신뢰성을 두고 현지에선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저출산 문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국 민정부(행정안정부 격)가 지난 15일 공개한 지난해 4분기 데이터를 보면 중국의 혼인 건수는 768만건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4% 증가한 수치이긴 하지만 코로나19로 예약된 혼인이 미뤄진 결과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혼인 건수는 지난 10년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같은 기간 혼인 건수는 1346만9000건에서 683만5000건으로 반토막 났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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