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배에 드릴 대더니 “딸 사는 곳 안다”…CCTV 공개

가해자 60·70대 남성들
경찰, 선관위와 논의 후 죄명 확정

4·10 총선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원회장 이천수씨가 선거 운동 도중 폭행, 협박당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8일 인천 계양경찰서는 인천지하철 1호선 계양역 등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분석한 결과 이씨 폭행·협박범으로 60대 남성 A씨와 70대 남성 B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연합뉴스

A씨는 전날 오전 7시 28분께 계양역에서 이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CCTV에서 A씨는 원 전 장관에게 다가가 악수한 뒤 옆에 있던 이씨의 허벅지를 무릎으로 가격했다. 이씨가 양손으로 A씨의 손을 잡으며 제지하는 와중에도 그는 다시 한번 무릎을 들어 올려 폭행을 시도했다.

B씨는 같은 날 오후 2시께 계양구 임학동 길가에서 드릴을 들고 이씨를 협박한 혐의다. 드릴을 손에 든 채로 길가를 배회하던 B씨는 이씨를 잡아끌어 당기며 드릴 스위치에 손가락을 얹은 채로 이씨 복부를 겨냥했다. 당시 그는 이씨에게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했다"며 "아내와 딸자식들 어디 사는지 다 알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 원희룡 전 장관 페이스북에 관련 게시물을 남기기도 했다.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명백한 범죄다. 절대 용납될 수 없고,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폭행과 협박을 당한 이천수 후원회장에게 면목이 없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썼다.

경찰은 일단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 방해 혐의로 A씨와 B씨를 불구속 입건했으며,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이들을 소환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죄명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지난달부터 원 전 장관 후원회장으로 원 전 장관을 돕고 있다. 인천 부평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2013년부터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로 활동했고, 2015년 같은 구단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중단으로 존폐 갈림길에 선 제주여고 축구부를 격려차 방문했을 때 원 전 장관과 처음 만났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