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경제의 성적표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안팎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아직 집계 전이지만, 국내 실물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물가나 대외 수요가 반영되는 무역수지는 다소 우려스러운 수준을 나타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제자리걸음을 겨우 면하며 2022년 대비 0.2% 상승하는 데 그쳤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 뒷걸음치며 각각 2010년,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CPI는 지난 10월부터 3개월 연속(-0.2%, -0.5%, -0.3%)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이는 2009년 10월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세다. 당초 정부의 CPI 목표치(3%)를 크게 밑돈다. 사실상 시진핑 주석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이후 가장 심각한 내수 약화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셈이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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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도 부진했다. 지난해 연간 중국 수출액은 3조3800억달러(약 4441조9960억원)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고, 수입액은 2조5568억달러로 5.5% 줄었다. 연간 무역흑자액은 8232억달러로 2022년(8776억달러)보다 뒷걸음쳤다.


다만 현지 언론은 지난해 12월 지표들이 전달보다 다소 개선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소비 심리나 무역 수지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 바빴다. 이들 매체는 12월 물가 하락 폭이 전달(-0.5%)보다 다소 줄어든 -0.3%를 기록했고, 수출은 같은 기간 2.3% 증가하며 전망치(1.7%)도 웃돌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안팎의 시선은 오는 17일에 쏠려있다. 예고대로라면 중국의 4분기 GDP 성장률과 지난해의 마지막 산업생산, 소매판매, 실직률 통계가 이날 한꺼번에 발표된다. 중국 내에서는 연간 성장률이 목표치인 5.0% 안팎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5.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5.2%, 세계은행(WB)의 5.1% 전망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와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올해의 성장률 목표치는 오는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발표될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 지방정부 부채와 같은 뿌리 깊은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최고지도부의 입장에서는 ‘목표 달성’의 성적표가 그리 기쁘지만은 않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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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이 가장 숨기고 싶은 마지막 성적표는 오는 18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 중국의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액(FDI)이 발표되는데, 지난해 1~11월을 기준으로 1조403억3000만위안(약 190조68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급감한 바 있다. 중국 상무부는 FDI의 누적치만 밝히고 월별 수치는 공개하지 않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11월 한 달간 활용된 신규 외국자본이 533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9.5% 급감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반인 2020년 2월(약 468억위안) 이후 최저치다. 이 성적표는 중국의 물가 하락과 맞물려 지도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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