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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네쌍둥이 집 찾아간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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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네쌍둥이 집 찾아간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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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네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포항제철소 직원 집을 최근 방문했다. 정부가 난임 지원을 확대하는 저출산 대책을 내놓은 직후다. 최 회장은 아기들을 위해 용돈과 유모차를 전달했다. 지난해 출산 때 9인승 승합차를 선물로 증정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자택 방문 사실은 쌍둥이 엄마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사내 복지에 진심인 모습은 인상적이지만 사내하청 복지 사정과는 사뭇 온도 차가 느껴진다.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현안 간담회’는 성토의 장이었다. 이곳에 모인 포스코 사내하청 직원 10여명은 "포스코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을 취하해야만 복지 자금을 주겠다고 협박한다"며 "소를 계속할 경우 또 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심지어 아예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포스코는 2021년 하청사와 상생발전하겠다는 의미에서 ‘공동근로복지기금’을 마련했다. 112억원을 출연해 사내하청 직원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 포스코는 이 기금을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을 건 하청 직원에겐 지급하지 않고 있다. 소를 진행 중인 하청 직원들은 포스코의 근로자인지 협력사의 근로자인지 불명확하기 때문에 기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김동준 법무법인 중앙법률원 공인노무사는 "하청 직원이 최종 승소해 포스코에서 실질적으로 고용하더라도, 그전까지는 여전히 협력사 직원이기 때문에 자녀 학자금을 받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도 포스코에 해당 직원들을 수혜 대상에 넣으라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이에 불복하고 소송을 걸었다.


사내하청 복지 기금 집행 문제는 최 회장 결단 없이는 쉽게 풀기 어렵다. 직원 복지를 챙기고 협력사와 상생을 외치지만, 동시에 하청사 복지기금 수혜대상자를 엄격하게 가르고 맞소송까지 걸어 원성을 사는 모습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최 회장이 네쌍둥이 집을 방문해 아이들과 마주 앉은 것처럼 하청 노동자와도 마주 앉아 이야기하길 기대해 본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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