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성공 확률만 85%, 개미 살인마' 별명 붙어
몸집 최대 3배 큰 사냥감, 단 0.614초 만에 낚아채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거미는 다양한 방법으로 먹이 사냥에 나선다. 집단 사냥을 하기도 하고, 거미줄 같은 덫을 놓고 페로몬으로 유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거미도 사냥에 어려운 하는 곤충이 있다. 바로 개미다. 개미는 날카로운 이빨과 강력한 턱과 독으로 거미의 사냥을 무력화한다.


그러나 개미를 사냥하는데 매우 능숙한 거미가 호주에서 새로 발견됐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알폰소 아세베스-아파라치오 연구팀이 꼬마 거미과에 속하는 호주의 거미가 '태양의 서커스'만큼 놀라운 솜씨로 개미를 거미줄로 감싸 사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료피스 움빌리카타(Euryopis umbilicata)라는 학명을 가진 거미는 개미보다도 작은 종이다. 연구팀의 알폰소 아세베스-아파라시오 교수는 우연히 유칼립투스 나무 옆을 지나다 나뭇가지 위에 있던 거미가 자기 몸집보다 3배나 큰 개미를 거미줄로 낚아채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거미 주변의 개미들은 나뭇가지 위에서 감쪽같이 사라졌고, 이후 거미줄에 묶여 나무에 매달린 채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다시 한번 정확한 확인을 위해 유칼립투스 나무에 설탕개미를 놓아두고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을 진행했다. 그 결과, 거미가 개미를 나무에 묶어놓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0.614초였다.


연구팀이 60차례의 공격 장면을 촬영한 장면에서 이 거미가 개미 포획에 성공한 확률은 85%에 달했다. 이는 개미를 상대로 한 사냥에서 매우 높은 성공률이다.


연구팀은 이 거미가 개미 사냥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유칼립투스 군락지에서 거미줄에 쌓인 곤충 사체를 수집했다. 발견한 사체 182개 중 181개는 '설탕개미'였다.


이 개미는 호주에서만 서식하는 종으로 설탕이 든 음식을 좋아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연구팀은 순식간에 설탕개미를 옭아매는 이 거미에게 '개미살인마'라는 별명을 붙였다.


논문 공동저자인 마리 허버스타인 매쿼리대 행동생물학과 교수는 "이 거미는 마치 액션 영화의 스턴트맨 같다"면서 "스파이더맨처럼 거미줄을 뽑아서 개미를 뒤집어가며 붙이는 작업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거미는 개미의 턱으로 달려들어 마치 곡예처럼 정확한 움직임으로 사냥한다"며, "정확성과 성공률이 놀라울 정도며 사냥에서 실수하는 경우는 아예 없다"고 말했다.


거미의 초고속 운동을 연구하는 사다 밤라 미국 조지아공과대학 생체분자공학과 교수는 거미의 사냥법을 대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묘사하며, "거미들이 자신보다 큰 먹이를 끈끈한 거미줄로 사냥하는 도구를 만들어내는 천연의 공학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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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밤라 교수는 "도구는 인간과 유인원만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거미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개미를 사냥한다"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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