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더 이상 자금세탁 안전지대 아니다
FIU, 금융사가 보고한 의심거래 88.4만건
1년 만에 15.2만건(20.7%) 확 늘어나
검·경 등에 넘긴 정보 7만건 자금세탁 혐의
국정원에 이첩한 정보도 지난해에만 12건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지난해 국내 금융권에서 의심거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뿐 아니라 제 2금융권을 통해서도 자금세탁·공중협박자금조달 행위 등의 의심사례가 속출했다. 은행권에서 불거진 수상한 외환송금 논란의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도 더 이상 자금세탁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관련기사: 비트코인 폭락하니 자금세탁 의심거래↑…“감시 전담인력 늘려야”]
20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금융사가 보고한 의심거래보고(STR) 건수는 총 88만4655건으로 집계됐다. STR이란 금융거래(카지노 칩교환 포함)에서 주고받은 돈이 불법재산으로 의심되거나 상대방이 자금세탁을 시도하고 있다고 여겨지면 금융정보분석원장에 보고하는 제도다. 1차적으로 영업점 직원이 업무지식과 전문성, 경험을 바탕으로 결정한다.
금융사에서 보고된 의심거래건수는 2020년 73만2536건에서 15만2119건(20.7%) 증가했다. 10년 전(32만9463건)과 비교하면 2.7배 늘었다. 의심거래보고건수가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섰던 2005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약 30%에 달한다. FIU는 "금융사 전산고도화로 정밀하게 의심거래행위를 추적할 수 있게 된 점이 요인"이라며 "(2018~2019년 대비) 2020년 전체 의심거래 보고 건수가 감소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 추세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관별로는 은행이 58만9355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대비 6만4346건(12.2%) 증가한 규모다. 특히 2금융권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증권사의 경우 보고건수가 2만7650건으로 비중은 작지만 전년대비 약 77% 늘었다. 기타업권(상호금융·저축은행·카지노·가상자산사업자)에서도 7만4817건 증가한 25만7991건의 보고가 접수됐는데, 단위조합에서 17만4142건의 보고가 쏟아졌다.
검·경 등에 넘긴 의심거래도↑…7만건서 자금세탁 등 혐의 포착
FIU가 법집행기관에 제공한 의심거래 정보건수도 늘고 있다. FIU는 금융회사로부터 의심거래 정보를 건네받으면 내부 기초분석팀이 범죄와 관련성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자금세탁행위와 관련이 있다고 인정되면 FIU는 분석자료를 담당기관에 넘기는 식이다. 금융사나 은행원이 지나치게 보고를 많이 한 게 아니라, 실제 수사가 필요할 정도로 수상한 자금세탁 의심사례가 많아졌단 뜻이다.
지난해 FIU가 10개 법집행기관에 넘긴 ‘특정금융거래정보’는 4만2595건이다. 2001년 FIU 설립된 이후 넘긴 전체 정보의 12%에 해당하는 양이다. 전년보다 4827건(12.7%) 늘었고 2013년 1만2892건(43.4%)보다 많다. 2017년(4건) 이후 단 1건도 없었던 국정원 정보이첩도 지난해에만 12건 발생했다.
2021년까지 법집행기관에 이첩한 정보는 35만4099건이었는데 이중 26만9757건이 수사로 이어졌다. 그중 6만9759건에서 자금세탁 등 불법혐의가 포착돼 기소·고발·추징조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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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자금세탁 안전지대는 예전부터 아니었다”며 “상당한 채널로 활용됐던 걸로 봐야 하고 자금세탁 관련해서 금융기관들이 보다 엄격하게 통제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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