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비판한 OECD "점진 축소해야"…'고령화 시한폭탄' 연금개혁 주문(종합)
2022 한국경제보고서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권해영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고물가’ 대책으로 시행 중인 한국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고소득층에 혜택이 집중되는 ‘보편적 지원’의 유류세 인하 정책보다는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 지원 방식으로 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핵심이다. 부가가치세율 인상을 통한 연금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OECD는 19일 발표한 ‘2022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이같이 비판하며 "유류세 인하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점진적으로 축소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각 회원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경제 동향·정책 등을 종합 분석·평가한 뒤 정책권고 사항을 내놓는데 이번 한국경제보고서는 약 2년 만에 나온 것이다.
OECD는 유류세 인하와 같이 조세지출을 수반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그 지원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OECD는 "비록 많은 OECD 국가가 이와 유사한 비상 대책을 도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같은 보편적 지원은 비용은 많이 드는 반면 혜택은 고소득층에 집중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내 연료 가격을 국제 연료 가격과 연동해 움직이도록 하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전지출을 집행하는 것이 화석연료 보조금 지급보다 훨씬 효과적인 정책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이는 덴마크·독일 등이 채택한 방식으로, 고유가 충격에 취약한 저소득층에 한해 면세 또는 일시적 지원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국제유가가 오르자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에 대해 유류세 20%를 인하한 바 있다. 이어 올 5월 인하 폭을 30%로 확대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당시 법정 최고한도(37%)까지 거듭 올렸다. 이 같은 정책은 초기에는 체감물가를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고유가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정부도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정부가 탄력세율을 통해 인위적으로 에너지 가격을 낮추자 오히려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역설적 상황이 반복된 탓이다. 여기에 지난달 국회에서는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 한도를 50%로 확대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정부는 일단 현행 유류세 인하를 오는 연말까지 유지할 방침이지만 추가 연장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지출로 나랏빚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부가가치세율 인상’이라는 재정적 처방전을 내놨다.
OECD에 따르면 일본은 연금 지출액을 포함한 고령화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소비세를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점진적으로 5%포인트 인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율은 10%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9.2%(2020년)보다 훨씬 낮은 만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국민연금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초연금의 경우 현재 세금을 통해 재원을 100% 충당한다.
OECD는 "한국 정부는 재분배 기능을 담당하는 공적연금 재원을 일반세로 조달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연금 프리미엄, 수급액 간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일본이 연금 제도에 적용한 기대수명 자동 연동제 도입도 제언했다. 일본의 경우 소득 대체율이 50%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연금 수급액을 기대수명에 연동시켰다. 이를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연금 수급액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오는 2033년 65세로 높이기로 돼 있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2034년 68세로 조기 상향하고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두 배 이상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연금수급 개시 연령을 조기 상향할 경우 2060년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는 지출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OECD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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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가 연금개혁을 강조한 것은 급속한 고령화로 한국 정부 부채 비율이 현재 GDP의 50% 수준에서 2060년 1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OECD는 "한국은 급속한 인구 고령화,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지출 압력으로 2060년 GDP 10% 규모의 추가 수입 또는 지출 삭감이 필요하다"고 봤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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