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무지출 비중 53.5%…4대 연금에만 68조 혈세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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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국가 예산의 절반 이상이 법적 지급 의무를 갖는 지출로 나타났다. 정부의 재량에 따라 줄일 수 없는 경직적인 지출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특히 적자 상태에 빠진 공무원·군인연금을 비롯해 4대 연금에만 투입되는 혈세만 68조원에 달한다. 갈수록 출산율은 떨어지고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 총지출(639조원) 중 의무지출 비중은 53.5%(341조8000억원)로 나타났다. 예산 중 의무지출과 재량지출을 나눠 집계한 2012년 이후 역대 가장 큰 수치다. 나아가 2024년 54.0%, 2025년 54.7%, 2026년 55.6% 등 갈수록 의무지출 비중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의무지출은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과 건강보험,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법에 지급 의무가 명시돼있어 정부가 임의로 줄일 수 없는 예산이다. 즉,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이 늘어나 정부 정책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 의무지출 341조8000억원 중 대부분(91.1%)은 차지하는 것은 복지 분야 법정 지출과 교부세·교부금 등 지방이전재원이다.

복지 분야 법정 지출은 154조6000억원으로 의무지출의 45.2%를 차지했다. 국민연금(36조2000억원)·공무원연금(22조7000억원)·사학연금(4조9000억원)·군인연금(3조8000억원) 등 4대 연금 지출이 67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구직급여(11조2000억원) 등 고용·노동 부문 지출은 22조1000억원, 기초연금(18조5000억원) 등 노인 부문 지출은 20조8000억원이다. 생계급여를 비롯한 기초생활보장제도 지출은 17조9000억원, 건강보험 지출은 12조원이다.


지방이전재원은 156조9000억원으로 의무지출의 45.9%로 나타났다. 지방교부세가 75조3000억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77조3000억원이다. 이외에도 나랏빚에 따른 이자 지출이 있는데 국가채무 규모 증가와 금리 인상 등 여파로 내년(22조9000억원)에 이어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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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출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의무지출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재량지출 비중은 줄어드는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현재의 인구감소 및 성장률 하락 추이를 감안할 때, 정부의 특별한 정책적 대응이 없는 한 2060년께는 의무지출 비중이 8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 시나리오에 따르면 2060년 총지출은 1648조원, 이 중 의무지출은 78.8%(1297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생산성 향상으로 성장률 하락세가 완화되는 시나리오에서는 75.1%, 출산율 제고로 인구 감소세가 둔화하는 시나리오에서는 76.8%로 2060년 의무지출 비중이 각각 추계됐다. 어떤 식으로든 의무지출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셈이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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