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니까"…'투병 브이로그' 늘어나는 이유는
질환·치료과정 공개하는 투병 브이로그
유튜버-구독자, 서로 응원 주고받고 행복 기원
"투병 생활 공유하면서 회복 의지 다져…일종의 선언효과"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최근 유튜브에는 자신의 질환을 고백하며 투병생활을 공유하는 이른바 '투병 브이로그'가 늘어나고 있다. 질병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했던 과거와 달리 당당하게 자신의 질환을 고백하고 아픔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병세의 호전도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구독자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와 용기, 뭉클함을 선사한다.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유튜버 '삐루빼로'는 6일 기준 44.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은 운동 신경이 파괴되면서 근육이 퇴화하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삐루빼로는 영상을 통해 자신의 치료과정과 경과, 자연스러운 일상을 솔직하게 공개한다. 영상에 달린 '#루게릭환자의행복한투병생활'이라는 해시태그에서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엿볼 수 있다. 영상 댓글창에는 삐루빼로와 가족들의 행복을 바라는 진심어린 응원들이 넘쳐난다. 유튜버와 구독자가 함께 진심을 나누고 힐링을 주고 받고 있는 것이다.
메이크업과 뷰티 노하우, 일상 브이로그 등을 올리던 유튜버 새벽은 2년간의 혈액암 투병 끝에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새벽은 자신이 투병생활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최고의 위로는 공감"이라고 말해왔다. 투병 초기인 지난 2019년 3월23일 그는 "머리 빠지는 고민이 시작되면서 수많은 후기를 읽어봤다. 글을 읽으면서 위로도 되고 스스로 마음을 다독였다"며 자신의 영상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 그러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삭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새벽이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그를 그리워하는 구독자들은 종종 영상에 찾아와 "사랑한다", "보고싶었다"고 댓글을 남기고 있다.
이들 외에도 유튜브에는 자신의 암, 우울증, 조울증 등 다양한 질환을 고백하는 유튜버들이 많다. 투병 중인 구독자들은 이들의 영상을 보며 공감과 용기를 얻는다고 말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병원에 격리된 확진자들의 일상 공유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라는 낯선 질환의 증상, 확진 경로, 병원에서의 치료 과정 등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이들의 영상을 보며 도움을 얻은 것이다. 또 1~2주 간의 격리생활 동안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노하우 등을 얻거나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며 공감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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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에 질병을 고백하면서 일종의 '선언효과'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누군가에게 보여주면 목적과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 더 열심히 노력하는 심리가 생긴다. 이것을 선언효과라고 부르는데, SNS를 통해 전시자(유튜버)와 참여자(구독자) 간의 상호 피드백이 많아지고 서로가 위로와 응원 등 영향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발전된, 성장된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힘든 투병 생활을 공유함으로써 회복에 대한 의지와 동기 부여를 얻게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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