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사진 =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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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원전 강국’을 기치로 들고 나왔다. 대내적으로는 원전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올리고, 대외적으로는 원전 수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게 골자다.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 이용을 확대하는 건 세계적인 추세다. 지정학적으로 에너지 섬과 같은 우리나라는 이 같은 흐름을 피할 수 없다. 다만 원자력에 반대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대로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마냥 원자력 이용 확대를 주장할 수는 없다.


현 정부가 2017년 탈원전을 선언하며 신고리5·6호기 건설 여부가 공론화에 붙여졌다. 공론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은 원전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안전한 원전과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 등 2가지 조건을 달았다. 안전한 원전에 대해서는 소형모듈원전(SMR)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반면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지난 5년간 어떤 답도 내놓지 못했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이미 2015년 공론화를 거쳐 발전소 내 임시저장 후 중간저장을 하고 영구처분하는 3단계 해결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시민사회 의견 수렴을 명목으로 2번째 공론화를 진행했다. 결국 2015년 제시됐던 해결 방안을 넘어서지 못한 채 5년의 세월만 낭비했다.


세계 각국에서 원전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리가 늦어진 건 원전 업계와 정부 책임이 크다. 원자력은 고밀도 에너지로,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은 적다. 1000㎿급 원전 1기면 30만 가구가 쓰는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는 연간 40다발이다. 무게는 20t이고 부피는 8㎥로 흔히 볼 수 있는 컨테이너의 4분의 1 크기다.

물론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려면 안전을 위해 더 큰 공간이 필요하다. 사용후핵연료는 발전소 내부 임시저장시설에 상당 기간 저장할 수 있어 원전 도입 당시 이 문제가 크게 고려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렇게 쌓인 사용후핵연료는 2만t에 육박하게 됐다.


사용후핵연료 처분은 반(反)원전론자들의 단골 소재다. 다만 이는 기술적 문제보다 수용성 문제에 가깝다. 핀란드는 이미 처분장을 건설 중이고 스웨덴은 처분장 부지를 확정했다. 프랑스도 후보지를 마련했고 확정 절차에 들어갔다. 이들 처분장의 안전 평가를 보면 사용후핵연료 처분의 위험성은 극도로 낮다. 상식적으로 봐도 지하 깊숙이 사용후핵연료를 묻는 것보다 안전한 방법은 찾기 힘들다.


사용후핵연료는 수십 만년 후 자연 상태로 돌아간다. 10만년 동안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원전을 반대하는 건 곤란하다. 수십 만년에 이르는 보관 기술을 증명할 수는 없어도 사용후핵연료가 생태계에 영향을 주려면 저장 용기가 녹슬고 사용후핵연료가 지하수에 녹아 지상으로 올라와야 한다. 혹독한 상황에서도 수천 년에서 수만 년이 걸린다. 전 세계가 이번 세기 내 기후변화 위기가 닥친다고 난리인데 수천 년 후를 걱정하며 원전을 반대하는 건 본말이 전도된 셈이다.


연구자들도 국민에게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사용후핵연료를 분해한 후 분리 처분하는 것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분 물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지난 10년간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연구한 기술이기도 하다. 이 연구가 빛을 보려면 새 정부가 결론을 내야 한다. 연구자들도 가장 효과적이고 국민 부담이 없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차기 정부는 원전 강국을 기치로 들었다. 2050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한 원전 활용에 문제가 없도록 임기 내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을 세우고 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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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한국원자력학회장)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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