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자사주 취득 공시 121건…작년보다 61% 늘어나
취득 후 소각 않고 시장에 다시 처분 땐 일시적 효과 그쳐

'주주 달래기' 자사주 매입 나서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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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올해 1분기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겠다며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연일 부진하자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취득이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며 기업의 장기 가치를 볼 것을 조언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등 국내 증시에서 자사주 취득 공시는 총 121건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자사주 취득 공시 건수인 75건에 비해 61.33% 늘어난 수치다.

자사주 취득은 기업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기업이 시장에 풀린 자사주를 사들이면 그만큼 유통 주식수가 감소해 주당순이익(EPS)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2020년 국내 증시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폭락하자 그해 1분기에만 418건의 자사주 취득 공시가 몰렸다. 2019년 전체 자사주 취득 공시가 291건임을 고려하면 1분기 몰린 자사주 취득이 1년 치보다 많았던 것이다.


기업들이 밝힌 자사주 취득의 이유 역시 주주환원이다. 신한지주는 지난달 1500억원대의 자기주식을 매입 및 소각하기로 하며 "지난해 지주사 설립 후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이를 주주가치에 충분히 반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SK케미칼 역시 지난달 500억원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들의 주가는 단기적인 개선 효과를 봤다. 올해 1분기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들의 주가는 공시 1주 뒤 평균 2.87% 상승했다. 공시 1개월 뒤에는 상승폭이 좀 더 커져 평균 4.80% 올랐다. 지난해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들도 공시 1주 후 2.54%, 1개월 후 5.05%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시장에 처분한다면 일시적인 효과를 유발하는 데 그칠 수 있다. 이에 자사주 취득 이후 처리 방법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탁을 통한 자사주 취득의 경우 제도적 특성으로 실제 이행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직접 취득은 3개월 내 전량 취득한 뒤 결과보고서를 공시해야 하지만 신탁 취득은 단기간 내 취득을 완료해야 할 의무가 없고 공시 의무도 상대적으로 느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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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경제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자사주 취득에 대한 평가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투자자는 자사주 취득이 가져오는 단편적이고 일시적 효과가 아닌 기업의 장기적 가치에 기반해 주주환원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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