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미국경제의 침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침체는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사후적으로 판단하는 공식적인 침체는 지난 70년 동안 모두 11번 일어났다.
침체 가능성은 만기가 긴 국채 수익률(금리)이 만기가 짧은 국채 수익률보다 낮을 때, 즉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때 제기된다. 금리 역전은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채권은 그 수익률도 높은데 만기가 길수록 그만큼 투자자들의 돈이 더 오래 묶이는 효과가 일어나 채권 수익률에 기간할증(Term premium)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국채 수익률은 미래 경제를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한 중앙은행의 긴축통화정책이 오늘의 금리를 오르게 하나 뜨거운 경제가 식을 때 내일의 금리는 하락하게 된다. 금리 역전은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채권 투자자들의 인식에서 일어난다.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안전자산 선호를 일으켜 장기국채 수익률이 하락할 때 경기침체의 우려감이 금리 역전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역전의 예측력은 매우 높다. 모든 (공식적인) 경기침체 시 예외 없이 6~24개월의 시차를 가지고 금리 역전이 선행했다. 다만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침체 대신 경기축소가 온 사례가 1960년대 한 번 있었다.
여기서 금리 역전을 어떤 지표로 측정할 것인지의 문제가 있다. 연구자들은 10년물 국채와 3월물 국채 수익률 차이를 가장 예측력이 높은 지표로 본다. 언론은 주로 10년물 국채와 2년물 국채 수익률 차이를 인용한다. 현재 금리 역전은 10년물-2년물에서 일어났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구자들은 (설명한 첫번째 예와 유사하게) 통화정책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에 초점을 맞추어 18개월 국채선물과 3월물 국채 수익률 차이를 예측지표로 제시했다. 이 지표에 따르면 금리 역전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연준은 이 지표를 신뢰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Fed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함께 9조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축소하기 위해 월 950억달러의 자산(국채, 모기지증권)을 줄여 나가는 양적긴축(QT)안이 담긴 의사록을 공개했다. 즉각 언론은 과연 시장의 충격 없이 가능한지 회의론을 제기했다.
옐런 당시 Fed 의장(현 재무장관)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통화정책 정상화의 일환으로 2017년 시작한 QT를 ‘페인트가 마르는 것을 보는 것’에 비유했으나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결국 2019년 3월 금리 인상과 QT가 모두 중단됐다. 더욱이 같은 해 9월부터 초단기금리가 폭등하자 환매채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Fed는 막대한 시장개입을 단행했다.
이 사실을 잊을 리 없는 Fed가 굳이 강행하려는 것은 물론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타이트한 노동시장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논쟁에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를 굴복시킨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적절한 통화정책 수행으로) 향후 3년간 3.5% 실업률과 2%대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Fed가 장밋빛 시나리오 경제학을 쓰고 있다고 혹평했다.
늦장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던 Fed가 과연 미국경제의 소프트 랜딩을 이루어 낼 것인지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미 국채시장이 보내는 신호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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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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