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가 이거냐" 安, 거듭 사과에도 지지자들 분통 [한승곤의 정치수첩]
安 "지지하고 사랑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
"국민들 더 나은 삶, 더 행복한 삶 위해 헌신"
尹 "철수한 것 아니라 정권 교체해서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진격"
李 "더 나쁜 정권교체가 좋습니까, 더 나은 정치교체가 좋습니까"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저의 완주를 바라셨을 소중한 분들, 그리고 저를 지지하고 사랑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하고 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자필 편지를 공개하면서 사과했다. 그러나 여전히 안 대표를 향한 비판 여론과 함께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안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이번 후보 단일화 결과를 통해 많은 분께 큰 아쉬움과 실망을 안겨드렸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독자 완주를 바라셨던 분들의 실망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거듭 사과했다.
안 대표는 자신이 단일화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정권교체 대의를 강조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가 안 된 상태에서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 주창했던 정권교체가 되지 못하는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세상을 바꾸고 싶어 시작한 정치였지만 여전히 국민의 고통의 크기는 줄어들지 않아 번민하고 고통스러웠다. 단일화 고민은 거기에서 비롯됐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대선을) 완주하지 못했다고 해서 결코 저의 길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저를 지지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분들이 꿈꾸는 나라,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우리 국민들의 더 나은 삶, 더 행복한 삶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 "정권교체 위해 단일화" 안철수, 사전투표하며 거듭 단일화 명분 강조
안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나오면서도 거듭 자신의 단일화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제가 해야 할 일은 정권교체를 위해, 그리고 윤 후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성공한 정부를 위한 구성과 준비를 하는 것이 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의 결단을 내렸다. 제 진심, 제 선택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께 맡기겠다"고 했다.
투표용지에 인쇄된 안철수 이름 옆 '사퇴' 표기를 봤을 때 심경에 대해서는 "제 결심에 따른 결과라서 담담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캠프 해단식 분위기를 묻는 질문엔 안 대표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떠났다.
앞서 언론에 비공개로 열린 해단식에서 안 대표는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고 진짜 정권교체를 제대로 해서 국민들에게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드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저녁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 광장에서 이준석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공동 유세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안 대표의 사과가 거듭 이어지고 있지만,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당장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안 대표는 이날 오후 6시 유튜브 채널 '안철수 소통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사과를 하며,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그는 "제가 모자란 탓에 보답을 못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제 모든 걸 바쳐서 어떻게든 국민을 통합시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 방송에서 지난달 15일 충남 지역에서 유세차량 사고로 숨진 손평오 위원장을 언급하며 "돌아가신 손평오 위원장님 등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제가 모자란 탓에 보답을 못해드린 것 같다"고도 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달 18일 손 위원장 영결식에서 "어떤 풍파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동지의 뜻을 받들겠다. 결코 굴하지 않겠다"며 거듭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결국 윤 후보 지지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유지를 받든다는 말도 거짓이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 대표의 '새정치'를 믿고 지지했다고 밝힌 한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결국 기성 정치인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이게 안철수가 보인 새정치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완주는 못하고 계속 단일화 협상 대상이며, 철수만 한다"고 지적하며, "왜 그런 결과만 나오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바람이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 윤 후보는 단일화 효과 표심 호소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윤 후보는 4일 부산 사상구 유세에서 단일화를 언급하며 "이것은 철수한 것이 아니라 정권 교체해서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진격한 것입니다. 안철수의 진격입니다. 여러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양자택일하지 않는 정치를 해야 한다. 더 나쁜 정권교체가 좋습니까, 더 나은 정치교체가 좋습니까"라며 두 후보의 단일화를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안 대표의 결정을 두고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불모의 땅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싹을 틔울 수 없는 현실임을 제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돌을 던질 수 없다"면서 "안철수 후보에게도 후보가 오롯이 정치적 책임을 지기 때문에, 후보의 결정에 대해서는 존중한다는 입장을 말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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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황무지에서 함께 해 준 동료와 지지자들에 대한 책임을,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누군가는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언제, 어떤 방법으로 책임질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하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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