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열정열차에서 만난 이준석…3·9 대선 이후 계획은
병참하겠다는 당초 계획과 틀어져 아쉬워
대선 승리 후 안정적 국정 위해서는 지방선거에서 압승해야
공직후보자기초자격시험이 지방선거 판도 가를 것
차차기 대선? 외치에 대한 자신감 이전에는 나설 생각 없어
"당, 돈 벌기 위한 목적의 유튜버에 휘둘려선 안 돼"
[밀양=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권현지 기자] 기차에서 만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목소리가) 평소와 다를 것"이라며 양해를 구하는 이 대표의 얼굴 역시 피곤함이 역력했다. 이 대표가 의욕적으로 기획했던 열정열차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28일 경산에서 밀양으로 향하는 기차간에서 그를 만났다.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선거전을 치르면서 느꼈던 소회, 대선 이후의 계획, 자신의 미래에 관한 생각 등을 비교적 솔직하게 밝혔다. 특히 그는 국민의힘 더 나아가 한국의 정당이 외부의 소수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담론을 이끌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외에도 홍보 등을 전담하며 병참에 집중하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선거전 전반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아쉬움도 토로했다.
지면상 제약으로 2일 소개된 인터뷰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한 소회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관한 생각 등이 전해졌다. 당시 인터뷰에서 담지 못했던 나머지 인터뷰 내용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망치와 모루를 이야기했었다.
▲망치와 모루는 전쟁사에 계속 등장하는 것이다. 알렉산더 대왕을 시작으로 고대 전투에서 보병이 상대의 진격을 막으면 기병이 우회해서 주력 공격을 하는 그런 양상을 이야기한다. 저희는 저희 전통적 지지층이 보병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더해서 2030의 정치 참여와 그리고 호남의 변화라고 하는 것은 민주당의 뼈아픈 어떤 그런 기병과도 같은 공격이 될 것이다.
-호남에서의 변화는?
▲민주당에서 15%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는데 ARS 기반 여론조사에서는 20% 이상이 나오고 있다. 광주나 전남북 중 어느 한 곳에서 25% 넘는 숫자만 나오면 지방선거 때부터 대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단일화가 국민의힘 대선 전략이 아니었나?
▲지금 보면 우리 당에서는 흔들림이 별로 없었는데 보수 유튜버들과 일부 언론사 논설위원 등이 이제 계속 그쪽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협상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았다면 당위론적이거나 아니면 그냥 해설가적인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좀 그만했어야 했다. 이번 선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서겠지만, 이렇게 외부 훈수가 많았던 선거는 없었던 거 같다.
-이번 선거에서 병참을 담당하겠다고 했는데 잘 됐다고 보나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위원장이 중앙에서 일을 보면 제가 훨씬 더 편했을 것이다. 소위 비단주머니로 불렸던 선거 준비에서부터, 당내 지명도 있는 인사가 별도 없다 보니 선거 막판 현장에서 유세까지 직접 뛰다 보니 몸이 망가졌다. 이것에 대해서는 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제가 이렇게 하는 동안에도 어떻게 한번 대표 공격 한번 해볼까 장난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중간에 선거대책위원회가 선대본부로 개편되고 그 과정에서 한 달 정도 하극상부터 오만가지 선대위에서 해야 했었던 준비를 다 마무리 못 한 것들이 있다. 빛을 보지 못했던 것들이 있는데 어이없는 상황들이 이어졌다. 그게 아니었다면 더 재밌는 아이디어들이 출연했을 것이다.
-열정열차 기획 등도 후보랑 같이 다녔다면 더 화제가 됐을 거 같다.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대통령 선거도 냉정하게 생각하면 의사결정 구조가 5~6명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그냥 수행조직이 되면 되고, 그런데 아직 보수 정당은 이런 선거에 감을 못 잡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며 생각이 다른 사람과의 공존을 이야기했던 이 대표의 대구 연설처럼 감동을 주는 연설이 아직 이번 대선에서는 아직까지(지난달 28일)까지 안 보인다.
▲전당대회야말로 굉장히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컨벤션센터에서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선에서 그런 연설이 나오려고 당장 후보 앞에 누구를 세우느냐가 굉장히 민감한 판단이 필요하다. 그런 게 지금은 두서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건 맞다. 유튜브 등이 보급된 상황을 고려할 때 사람에게 감동을 주려면 말과 글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중요한데 우리 정치인들은 적응이 안 돼 있는 경우가 많다.
-향후 정치 계획은?
▲당 대표를 하면 대선주자로 분류돼서 그것에 맞게 자기가 조직도 차리려고 조강특위도 하고 공천도 막 휘둘러서 문제 생기는 경우 많다. 저는 애초 조직 선거를 믿지 않는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당의 슬림화 효율화를 위해 남은 1년을 보낼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성과가 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당을 젊은 세대가 계속 영속적으로 발붙일 수 있는 형태로 바꿔 나가야 한다 그게 성공하면 저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이름 남기는 것이다. 지금 단계에서 다음 대선을 노리고 사람을 심고 해서는 여느 실패한 당대표로 남게 될 것이다.
-그동안의 당 대표 재임 기간 조직이 슬림화됐나?
▲지금까지는 못했다. 당에서 조직이나 직능 이런 업무 많이 줄이고 프로그래머라든지 디자이너라든지 실질적인 실무적인 인력들을 많이 보강하려고 한다. 우선 지금은 우리 사무처가 출신들이 지난 4번의 패배로 정부 등에 파견 등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동안 고생한 분들이 정부 등에서 일할 기회가 생기면 나머지 인력을 보충하는 과정에서 전문적이고 기술이 있는 인력을 보충하려고 한다.
-본격적인 정당개혁을 추진하는 것으로 들린다. 방향은?
▲ 개혁에 있어 다른 것보다 조직이 담론을 생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황교안 전 대표시절부터 유튜버들이 담론을 제시하고 당이 끌려가는 양상이 됐다. 이런 것들과 영원한 단절을 해야 한다. 당이 진영의 최고 신뢰받는 기관으로서 존재하는 것이고 유튜버들의 소위 말하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의 담론에 당이 넘어가면 안 된다.
-대선 승리해도 과반 의석이 안 되는 의회가 발목 잡을 것이다.
▲ 그래서 지방선거 등에서 저희가 압도적인 승리를 해낼 수밖에 없다. 지방 행정으로 (윤 후보 정부를) 뒷받침하는 게 첫번째다. 두번째로 국회의원 2년이 남지 않아 민주당도 막무가내로 반대하기 어렵게 된다. (임기) 전반부에 대통령이 옳은 일을 하려고 했는데 민주당의 의석에 의한 반대로 할 일을 못했다는 인식이 국민들이 퍼지면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패할 것이다.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옳은 아젠다를 제시하기를 기대할 뿐이지 의석수의 부족함 때문에 일이 잘못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방선거 비책은
▲공직후보자기초자격시험은 강의를 거의 다 찍었는데, 이것이 지방선거 판도를 가를 것이라고 본다. (-시험이 아니라 강의를 듣는 형태로 바뀌면서 파급효과가 줄지 않겠나?) 생각이 있다. 언론에 미리 얘기할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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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 승리하면 차차기 이야기 나올텐데
▲언론과 이야기할 때 외치(外治) 이야기를 해왔다. 대통령이 누가 된다고 해서 내치에 있어서 뚜렷한 실적을 내는 건 어렵다고 본다. 잘 관리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 이상의 파격적인 어떤 행보를 하기 어렵다고 보는데 외치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훌륭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저는 외치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다. 대학원이나 연구소에 틀어박히겠다는 것이 아니라 외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자신감이 생기기 전까지는 도전에 나설 생각이 없다.
밀양=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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