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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할머니 살해' 10대 형제에 '자전거 도둑' 건넨 판사… 무슨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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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장기 12년 단기 7년·동생 집행유예 선고

지난해 8월31일 존속살해 등 혐의를 받는 형제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8월31일 존속살해 등 혐의를 받는 형제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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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 형제에게 재판부는 박완서 작가의 '자전거 도둑' 책을 건네며 본인들의 행동을 돌아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선고를 마친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 1부 김정일 부장판사는 고개를 숙인 채 법정에 앉아있는 10대 형제에게 책 두 권을 건넸다. 평소 "게임하지 말라"는 등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키워준 친할머니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형제에게 각각 징역형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뒤다.

김 판사가 형제에게 선물은 책은 故 박완서 작가의 '자전거 도둑'이었다. 자전거 도둑은 전기용품 도매상의 16살 직원 수남이가 주인 영감의 심부름을 나갔다가, 자신의 자전거가 고급 차에 흠집 낸 일을 다룬다.


수남이는 수리비를 가져오라며 자전거를 묶어버린 '부자' 차주가 사라진 후, 이를 지켜보던 주변 어른들이 "자전거를 갖고 도망치라"고 말하자 자전거를 든 채로 도망간다.


가게로 돌아온 수남이는 주인 영감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털어놓았다. 영감은 혼내지 않고 오히려 "운이 좋다"며 수남이를 칭찬했고, 수남이는 양심의 가책과 이유를 모르는 쾌감 사이에서 어찌할 줄 몰라 한다.

해당 책을 건네며 재판부는 "앞으로 두 형제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고민해보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대구지방법원.

대구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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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20일) 김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군(19)에게 징역 장기 12년, 단기 7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80시간의 폭력 및 정신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범행을 도운 혐의(존속살해 방조)로 구속기소된 동생 B군(17)에게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군은 지난해 8월30일 대구의 자택에서 친할머니 C씨(77)를 흉기로 60여 차례 찔러 살해했고, 이를 목격한 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다 동생 B군이 말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군은 "할머니의 비명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라"라는 A군의 지시에 따라 창문을 닫는 등 형의 범죄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두 형제는 부모의 이혼 후 지난 2012년부터 신체장애를 가진 조부모와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재판 과정에서 할머니를 살해한 동기에 대해 "평소 할머니가 '게임하지 마라', '급식 카드로 직접 음식을 사 먹어라'라고 해서 싫었고, '20살이 되면 집을 나가라'고 말해 불안했다"고 진술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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