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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는 왜 신라젠 상폐 카드 꺼냈나…"납득 안되는 사유…소송전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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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는 왜 신라젠 상폐 카드 꺼냈나…"납득 안되는 사유…소송전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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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사유를 납득할 수 없습니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0개월간 멈춰섰던 신라젠이 결국 증시 튀출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사측과 17만여명의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내민 상장폐지 사유에 대해 신라젠은 거래소만 납득한 사유일 뿐 이해할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로 '불복 소송'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다. 신라젠의 소액주주들 역시 정치적인 계산이 깔린 결정으로 해석하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대한 형사 고소까지 고려하고 있다. 결국 신라젠의 운명은 오랜 다툼을 예고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젠의 최종 상장폐지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결정만 남겨둔 상태다. 코스닥시장본부는 18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신라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거래소는 20일 영업일(2월18일) 이내에 시장위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 1년 이하의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시장위가 기심위의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작지만 상장폐지 대신 개선기간을 다시 부여할 수는 있다. 개선기간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 계획이 필요하다. 신라젠의 소명 의지와 소명 계획에 소액주주의 운명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라젠은 코스닥 시장에서 한때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는 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2020년 8월 기심위에서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했으나 관련 심의를 종결하지 못했고 같은해 11월 기심위는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그렇다면 1년의 개선기간에도 불구하고 기심위가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이유가 무엇일까.


거래소는 신약 파이프라인 감소와 확보한 1000억원의 자금으로 기업가치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고 판단했다. 거래소 측은 "개발 제품군인 신약 파이프라인이 줄고 최대주주가 엠투엔으로 바뀐 이후 1000억원이 들어온 것이 전부로 신라젠의 계속 기업가치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며 "파이프라인 등 계속 기업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부담을 느낀 거래소 기심위가 결정을 시장위로 미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심위가 지적한 신약 개발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오히려 신라젠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난 개선 기간 동안 충분히 노력했다는 점에서다.


그동안 신라젠은 거래재개를 위해 거래소가 요구한 ▲경영투명성 ▲재무건전성 ▲기업지속성 개선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작년 7월 엠투엔이 신라젠의 최대주주주로 올라선 후 경영정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엠투엔에서 600억원을 투자받고 유상증자로 400억원을 추가 유치하며 1000억원을 확보했다. 2020년 말 229억원이던 자본금은 1200억원까지 불어났다.


신라젠은 핵심 후보물질 펙사벡(항암 바이러스)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른 글로벌 제약사의 항암제와 병용 임상하는 연구에 주력해왔다. 한국과 미국 등 17개 임상기관에서 진행 중인 펙사벡 신장암 2상은 이달 중 환자등록이 완료될 예정이다. 2017년 미국 파트너사 리제네론과 신장암 임상 관련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해 펙사벡과 리제네론의 면역항암제(리브타요) 병용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흑색종 역시 중국계 제약사 리스팜과 공동 연구 중이다. 추가 라인업인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은 전임상 중이다.


업계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다. 거래소의 기술 관련 의심이 핵심 후보물질 1~2개로 오랜 기간 다양한 임상연구를 진행하며 사업을 확장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속성을 간과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신라젠은 적극적인 소명에 나설 방침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거래소의 요구에 따라 신약 개발 방향 등을 구체화해 추가 기업개선 계획을 작성하게 될 것이다"며 "회사의 인력과 자본, 신약 파이프라인은 건재하다"고 말했다.


시장위에서 상장폐지 결론이 나오면 신라젠은 이의제기를 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2차 시장위가 열린다. 다만 2차 시장위에서도 결과를 뒤집지 못하면 정리매매 절차에 돌입한다. 신라젠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불복 소송이다. 이 경우 정리매매 절차는 중단되고 법원의 결정에 따라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신라젠은 불복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신라젠 소액주주들 역시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하며 거래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결정 자체가 기업의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 아닌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을 신라젠 주식 거래 방해 혐의로 형사고발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상장폐지가 된다면 결국 피해는 소액주주들의 몫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7만4186명이고 주식수는 6625만3111주(지분율 92.60%)에 달한다. 현재 거래가 중단된 주가 1만2100원 기준 소액주주가 들고 있는 주식가치는 8016억원에 이른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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