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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 가속화 땐, 韓 자본유출·버블붕괴·수출둔화 '3중 균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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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조기긴축 위기감 확산
성장률 둔화된 中 경제까지 압박
中 성장률 1%P 내려가면 韓 0.5%P 하락
美 긴축 가속화 땐, 韓 자본유출·버블붕괴·수출둔화 '3중 균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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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권해영·손선희 기자, 황준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 신호 여파로 우리 경제에 대형 위기가 한꺼번에 덮치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통화가치 급락으로 투자자본이 빠져나가고, 금리 인상 여파로 자산 시장 거품이 단기에 가라앉는 데 더해 한국 경제 성장을 떠받쳐 온 수출까지도 고꾸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회색 코뿔소’가 수면위로 떠오르며, 코로나19를 버텨오던 한국경제에 곧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은 Fed가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조기 긴축에 돌입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한 탓이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87%를 기록하며 2020년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국내 채권 시장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7일 10.4bp 급등한 2.148%로 3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18일에는 다소 누그러진 연 2.127%를 기록했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긴축 사인은 예상됐던 것이지만 그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빨라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작년 ‘역대 최대’ 수출…경고등 켜지나= 퍼펙트 스톰이 닥치면 수출 시장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과 함께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 전체 수출액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4%(전년 대비)로 1분기 18.3%, 2분기 7.9%, 3분기 4.9%에서 급속도로 낮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내려가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0.5%p 하락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1192.7원)보다 2원 오른 1192.10원에 거래중이다. 미국의 긴축 가속으로 원화 약세가 예상되지만, 이를 우리 무역에 긍정적 시그널로 보기도 어렵다. 환율이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제한적이고, 미국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인상에 속도를 낸다면 경기 호조 보다는 물가상승 대응을 위한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 에너지 중심으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뛰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한국은 중간재 산업이 많은 만큼 수입 비용 증가가 장기화되면 수출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시차를 두고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결국 원화 약세가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며 한국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19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3.90포인트(0.83%) 낮은 2840.34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4.9원 오른 1195.0원에 출발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9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3.90포인트(0.83%) 낮은 2840.34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4.9원 오른 1195.0원에 출발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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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등 자산시장도 붕괴 우려
강남 아파트 매매가격 낙폭 커져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부담

◆가파른 금리상승에 자산 시장 붕괴 우려= 미 Fed의 조기 금리인상 예고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인상(14일, 1.00%→1.25%)으로 최근 가격 상승세가 멈춘 부동산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부동산 가격은 상승기와 하락기 모두 가파른 폭으로 가격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공급 정책과 금리 급등이 맞물려 ‘버블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최대 연 6%, 전세자금대출와 신용대출 금리도 연 5% 안팎까지 오른 상황이다. 은행권의 주담배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지난달 1.69%로 2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를 반영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전날부터 인상 적용되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제공하는 월간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 따르면 강남4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11월 0.05% 하락한 데 이어 지난달 0.86%까지 낙폭을 키웠다. 서울(-0.48%), 수도권(-1.09%)과 전국(-0.91%) 모두 하락세가 나타났고, 매수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12월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낙찰률은 11월 62.2%대비 15.3%포인트나 빠진 46.9%로 연중 최저치를 보였다.


◆자금이탈 카운트다운? 증시발작 우려= 증시는 올해 개장 첫날 3000선을 내준 후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주 들어서는 2900선까지 내준데 이어 19일에는 2830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긴축 발작과 같이 미 연준의 통화긴축 우려는 주식시장, 특히 신흥국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3월 양적완화 종료, 하반기 양적긴축 시작, 2022년 연내 4회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경제와 주식시장에 상당한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퍼펙트 스톰’ 급 위기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평가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퍼펙스스톰 보다 장기침체를 더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금융기관들의 복원력이 이전보다 좋기 때문에 일부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 역시 "우리는 펀더멘탈 좋고 채권시장 자금은 우량투자자들이 많아 유출우려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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