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올해 여섯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한 해에만 2~6차례씩 가격을 인상하며 유례 없이 잦은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명품 소비가 크게 늘어나자 글로벌 판매 부진을 한국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역대 가장 잦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들의 경우 1년 동안 2~4차례 가격이 오르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상 폭은 더 컸다.
프라다는 지난 17일 가방 제품 대부분의 가격을 5~10% 인상했다. ‘프라다 듀엘 나일론 숄더백’ 가격은 179만원으로 인상됐다. 직전 가격 164만원보다 약 10% 올랐다. 버킷백을 포함해 인기 제품 대부분의 가격을 이날 인상해 일부 제품의 경우 50만원이 오른다.
프라다는 올해 알려진 가격 인상만 6차례에 달한다. 1월 나일론 버킷백의 가격을 4% 올린 것을 시작으로 매월, 또는 두 달에 한 번꼴로 쉼 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5월과 8월의 경우 한 달에 두 차례씩 일부 제품 가격을 조정하기도 했다. 국내 홈페이지에 등록되지 않은 신제품의 경우 특별한 공지사항 없이 가격을 올리기도 해 사실상 1년 사이 10차례에 가까운 가격 인상을 단행한 셈이다.
명품 브랜드의 잦은 가격 인상에 오히려 제품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하룻밤 사이 수백만원씩 가격이 오르자 언제 오를지 모르는 불안감에 매장 앞은 소비자들로 장사진을 이룰 정도다. 혼수나 선물 등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을 비롯해 가격 차익을 노린 ‘리셀러’도 크게 늘어나면서다.
샤넬의 경우 지난달 올해 네번째 가격 인상을 하면서 인기 제품인 클래식백 라인의 가격이 모두 1000만 원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 라인의 ‘스몰’ 사이즈는 785만 원이었다. 하룻밤 사이 수백만원이 인상된다는 소식에 매장에는 텐트를 치고 새벽부터 줄을 서거나, 줄을 대신 서주는 대행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올해 루이비통은 5차례, 보테가 베네타, 버버리, 셀린느 등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1∼3차례 가격을 올렸다.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 이유로 환율 변동과 원자재값 인상,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1년에 수차례씩 가격을 올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에르메스, 샤넬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내년 초에 다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을 내비치고 있다.
명품 가격 인상과 함께 수요도 크게 늘어나며 지난해 우리나라 명품 시장 규모는 전 세계에서 7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판매액은 18% 줄었다. 반면 한국의 명품 판매액은 135억3970만 달러로 7위로 올라섰다. 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국가 중 지난해 명품 판매액이 증가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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