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Littor'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이번호의 주제는 ‘정치적 올바름’이다. 아홉 편의 글을 통해 창작의 자유, 혐오표현, 자기검열, 캔슬컬처 등을 다뤘다. 정지음 작가의 시트콤이 새롭게 연재를 시작했다. ‘스타트업’을 주제를 때로는 날 것 그대로, 때로는 풍자와 재치로 비틀어 보인다.

[책 한 모금] 문학의 ‘정치적 올바름’을 논하다 '릿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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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작가는 주인공의 목소리를 통해 차별이 목적인 혐오 발언(헤이트스피치)과 소설에서의 현실 묘사 사이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혹은 어쩌면 주인공의 항변처럼 “소설은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읽어야 하는데 특정 부분, 특정 단어만 끄집어내서 논하는” 잘못을 나 역시 범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보다 소수자의 권리 보호를 더 중시하는 ‘정치적 올바름’에 갇힌 인류학자로서 내가 느낀 불편함은 ‘일몰의 저편’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와 묘하게 어긋나는 게 사실이다. 대학이나 각종 기관에서 인권과 퀴어 운동, 페미니즘 관련 강연이 결코 동일 선상에 놓일 수 없는, 혐오 발언을 일삼는 차별주의자의 강연과 함께 묶여 취소되고 있는 게 2020년대 한국 사회의 현실이기에 더욱 그렇다. <13쪽>


‘캔슬 컬처’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모두 정당한 것은 아니다’라는 합당한 생각에서 출발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뒷받침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어떤 창작자나 창작물을 공론장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의사 표현 역시 개인이 충분히 누려야 하는 자유이자 권리라는 항변은 그 자체로 타당한 것이기는 하되 사안에 내재된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는 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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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or | 민음사 | 1만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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