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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자·핑크 마스크' 행동하는 올림픽 선수들

최종수정 2021.08.03 10:49 기사입력 2021.08.0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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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 성범죄 혐의 하지치 합류 항의
女 포환던지기 은메달리스트 시상대서 양손 교차해 X자
"억압받는 사람들, 대변할 플랫폼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레이븐 손더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레이븐 손더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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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레이븐 손더스(미국)는 결연한 표정으로 시상대 위에 올라 양손을 교차해 X자를 그렸다. 흑인이자 동성애자인 그는 이 제스처가 "억압받는 사람들, 세계에서 분투하고 있으나 자신을 대변할 플랫폼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기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당당히 드러냈다.


이를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마크 아담스 IOC 대변인은 "세계육상연맹,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와 접촉하고 있다"라며 손더스 관련 조사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그러자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손더스의 메달이 박탈될 수 있다며 정치·종교·인종적 선전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 50조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금·동메달리스트인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이상 미국)는 흑인 저항 운동을 지지하기 위해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올렸다가 중징계를 받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우리나라의 박종우가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독도는 우리 땅' 플래카드를 들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메달 수여를 보류당했다.


앞서 IOC는 이 조항을 대폭 완화해 경기 도중이나 시상대가 아닌 곳에서는 정치적 의사를 드러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당당히 나타내고 있다. 마루 위에서 인종 차별 반대 퍼포먼스를 선보인 루시아나 알바라도(코스타리카)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 25일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 예선에서 연기를 마친 뒤 오른 무릎을 바닥에 꿇고 주먹을 위로 치켜들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지지한다는 의미였다. 시위는 잔디 구장에서도 있었다. 지난달 21일 조별리그에 나선 영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경기 전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었다.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BLM 퍼포먼스였다.


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은 지난달 30일 예선에서 분홍 마스크를 쓰고 무대에 올랐다. 후보 선수인 앨런 하지치만 유일하게 검은 마스크를 썼다. 분홍 마스크는 성범죄 혐의가 있는 하지치가 올림픽 대표팀에 포함된 데 항의하는 의미였다. 대표팀이 성폭행 피해 여성들을 향해 연대의 뜻을 나타낸 것. 하지치는 대학 시절 성폭력 혐의로 징계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수 자격이 정지됐으나 항소 끝에 징계가 해제돼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다. 여자 펜싱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이브티하즈 무함마드(미국)는 하지치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이 하지치만 제외하고 모두 핑크 마스크를 썼다"라며 "성폭행 피해 여성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준 행동이었다"라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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