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여름 성수기에 힘입어 영화관 관객 수가 늘고 있는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학생들이 영화 관람을 위해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여름 성수기에 힘입어 영화관 관객 수가 늘고 있는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학생들이 영화 관람을 위해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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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성수기는 극장가에 기회이자 위기다. 겉보기에는 화려하다. 밥상이 보기 좋게 차려졌다. 마블 스튜디오의 ‘블랙 위도우’를 시작으로 기대작이 대거 개봉한다.


이 가운데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와 김지훈 감독의 ‘싱크홀’은 우대를 받는다. 멀티플렉스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가 제작비(홍보 마케팅 비용 포함)의 50% 회수를 보장한다.

영화관이 배급·제작사의 손실 위험을 떠안으면서까지 개봉 유도에 나선 건 그만큼 절박해서다. 멀티플렉스 3사는 한 달 관람객이 1000만명을 넘어야 적자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팬데믹 전에는 어렵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1월 관람객 수는 1684만3695명. 2019년에는 2월과 6월, 7월, 8월, 12월에 각각 2000만명 이상이 운집했다.


올해는 상반기 관람객이 2000만명도 되지 않는다. 멀티플렉스A 관계자는 "올 여름에 반등하지 못하면 폐업 수순을 밟을 수 있다"며 "오죽하면 내부 반발에도 티켓 가격을 또 올렸겠나"라고 토로했다.

기대작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지만 극장가에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다음달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에서 영화관 내 음식물 섭취 금지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방역 수칙이 1단계로 내려가면 좌석 띄어 앉기가 해제되지만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점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멀티플렉스B 관계자는 "매점 판매 수익이 전체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해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영화관에서 관람객이 누린 즐거움 하나를 빼앗았다고 봐야 한다. 팬데믹 뒤 생긴 감염에 대한 심리적 부담마저 가중시켰다. 영화관이 기피 시설로 굳어버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원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여름 성수기에 힘입어 영화관 관객 수가 늘고 있는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백신 접종 고객 영화 관람료 할인'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여름 성수기에 힘입어 영화관 관객 수가 늘고 있는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백신 접종 고객 영화 관람료 할인'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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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상영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8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영화관을 찾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44명이다. 추가 감염 사례는 전무하다. 특히 114명은 음식물 취식이 가능한 시기에 다녀갔다. 멀티플렉스B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의 경우 8월 17일까지 모든 영화관에서 음식물 섭취가 가능했다"며 "스크린을 마주보는데다 타인과 대화를 나눌 일이 없어 음식점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음식물 섭취와 관람객 수의 상관관계는 명확하게 증명하기 어렵다. 개봉한 영화의 규모, 화제성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급·제작사가 지금 같은 환경에 개봉을 피하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멀티플렉스B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음식물 섭취 금지가 기본 제한으로 묶이면서 국내 배급사들의 개봉 기피가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관람객 수는 모두 200만명을 넘지 않았다. 그 뒤 기록한 월 평균 350만명은 해외영화로 이룬 성과나 다름없다. 상반기 최다 관람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미션 파서블(44만7111명).’ 전체 박스오피스 9위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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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 악재는 하나 더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해 여름 성수기에 앞서 6000원 할인권 133만장을 배포했다. 그 덕에 영화관 관람객 수는 7월 561만8701명, 8월 883만4741명으로 반등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어떤 소식도 없다. 반등의 기회 앞에서 악전고투가 불 보듯 뻔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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